[Family건강] 살쪄서 고민? 먹어서 살을 빼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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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미국 코넬대 식품공학과 이창용 교수는 “현재 미국 성인의 65% 이상이 과체중ㆍ비만이며, 비만으로 인한 사망자가 연간 30만 명에 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만을 예방하려면 지방ㆍ단순당 섭취가 많은 서양 식사를 따르지 말고 한국의 전통식을 고수해야 한다는 것.

 ◆검은콩이 살 빼는 데 유익=서울대 식품영양학과 이연숙 교수는 “쥐에 이소플라본이 든 사료를 8주간 먹였더니 체중이 10∼20% 감소했다(이소플라본이 첨가되지 않은 사료를 먹은 쥐 대비)”며 “이소플라본은 일반 콩보다 검은콩에 더 많이 들어 있다”고 말했다.
이소플라본은 항산화 성분(노화ㆍ성인병의 주범인 유해산소 제거)이면서 식물성 에스트로겐(여성의 폐경증상 완화)이다. 이번에 효능 하나가 추가된 셈.

 비만이 걱정이라면 검은콩을 볶거나 뻥튀기해서 간식으로 먹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팝콩’은 비만한 폐경 여성에게 유익하다. 문제는 이소플라본을 하루에 80㎎(콩을 매일 80g씩 섭취해야 충당 가능, 현재 한국인의 평균 이소플라본 섭취량은 25㎎ 안팎)은 섭취해야 비만 해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콩 단백질을 잘게 자른 콩 펩티드도 동물실험에서 체중 감량에 유효한 것으로 밝혀졌다.

 ◆식욕을 떨어뜨리는 HCA=가르시니아 캄보지아라는 열대 과일의 껍질엔 HCA라는 성분이 들어 있다. 연세대 식품영양학과 박태선 교수는 “생쥐에 ‘고지방 식사+HCA’를 12주간 먹였더니 체중이 22g에서 32g으로 10g 늘었지만, 같은 기간 고지방 식사만을 한 생쥐는 22g에서 41g으로 19g이나 증가했다”며 “HCA를 섭취한 생쥐는 식욕이 크게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 연구에서 HCA는 내장 지방을 줄이고 당뇨병 치료에도 유익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 HCA는 다이어트용 건강기능식품으로 공식 허가받지 못했다. 주로 식이섬유 식품 등에 첨가해 판매되고 있다.

 ◆고추와 녹차도 항비만 식품=고추의 매운맛인 캅사이신과 녹차의 떫은맛 성분인 카테킨도 감량에 도움을 준다. 울산대 식품영양학과 유리나 교수는 “비만은 지방 조직에 만성 염증이 증가한 상태”라며 “캡사이신을 2주간 쥐에 투여했더니 지방 조직의 염증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일본에서 고춧가루 붐이 인 것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캅사이신이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녹차에 함유된 EGCG 등 카테킨은 항산화 성분(폴리페놀의 일종). 여기에 항비만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녹차 추출물은 카페인ㆍ에페드린(마황)과는 달리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것이 장점이다.

 ◆메밀 새싹과 석창포도 유용=한림성심대 바이오식품과 박성진 교수는 “생쥐에 메밀 추출물을 투여했더니 비만 유발 유전자의 기능이 억제됐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성분이 비만 탈출에 유용한지는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메밀은 콩나물처럼 싹을 틔워 먹는 것이 건강에 더 좋다. 메밀 새싹엔 혈압을 낮추는 성분인 루틴이 메밀보다 50배나 들어 있기 때문이다.

 석창포는 키가 작은 창포다. 한서대 식품생물공학과 김혜경 교수는 “생쥐에 4주간 석창포 추출물을 먹였는데 먹지 않은 쥐에 비해 체중이 10∼15%, 체지방은 15∼20% 감소했다”고 밝혔다.

 석창포는 한약처럼 달이거나 술ㆍ차로 만들어 마신다. 김 교수는 “깻잎 추출물의 항비만 효과도 동물실험에서 확인됐다”며 “체중이 문제라면 깻잎을 즐겨 먹으라”고 권했다.

부산=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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