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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변화의 바람 거셌다/중앙일보 선정 92 국내 10대뉴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남북기본합의서 발효
남북한이 2월18일부터 21일까지 평양에서 열린 제6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남북기본합의서」와 「비핵화공동선언」을 발효시킨 것은 대결구조를 청산하고 대화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는 기틀을 만들겠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간첩단사건이 터지고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남북관계는 동면기에 접어들고 말았다.
◎3·24총선과 정주영 돌풍
연초 정치참여를 선언한 정주영 현대그룹명예회장이 국민당 창당 40여일만에 일반의 예상을 뒤엎고 지역구에서 24석(유효투표의 18.3% 득표)을 얻어 정국의 돌풍을 일으켰다. 12월 대선운동에서는 현대그룹이 조직과 자금면에서 모두 발벗고 나서는 바람에 정경일체·금권선거 시비가 일었다. 결과는 총선때보다 낮은 16.3%에 그쳐 좌절을 맛보았다.
◎한준수 관권선거 폭로
8월31일 3·24총선 당시 충남 연기군수를 지낸 한준수씨가 『내무장관과 도지사의 지시에 따라 관권선거를 치렀다』고 폭로함으로써 시작된 한 전군수사건은 후반기 정국을 뜨겁게 달구며 대통령탈당과 사상 초유의 중립내각 구성을 이끌어낸 촉발점이 됐다.
◎역사적 한중수교
이상옥 외무장관과 첸치천(전기침) 중국외교부장이 8월24일 북경 조어대 방배원 중앙홀에서 「한중간의 외교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교환함으로써 이날짜로 양국은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이로써 한국은 러시아에 이어 북한의 동맹국이었던 중국과 외교관계를 수립,6공화국의 「북방정책」을 완료했다.
◎종말론교회 휴거소동
92년 10월28일 자정에 예수가 공중재림하고 선택된 신도들만 천국으로 올라간다는 「휴거」소동은 예상대로 불발됐다. 우려됐던 광신도들의 집단자살극이나 자해소동은 여론의 감시와 경찰의 사전대비로 다행히 일어나지 않았다. 휴거론의 원조격인 다미선교회 이장림목사(46)는 신도들의 헌금 34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됐으며 영생을 꿈꾸던 신도들은 대부분 환상에서 깨어났으나 현실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동통신 백지화
기존의 한국이동통신과 경쟁할 제2이동통신(이동전화) 사업자 선정은 「6공 최대의 이권사업」으로 관심을 모은 가운데 선경그룹이 8월 사업권을 땄다가 반납하는 파동을 겪었다. 선경측은 객관적 심사를 거쳐 「실력」으로 사업을 따냈다고 주장했으나 최종현회장이 노태우대통령과 사돈인 탓으로 특혜를 받았다는 여론에 밀려 1주일만에 사업권을 내놓았다.
◎김영삼 대통령 당선 김대중 은퇴
「92대선」은 30여년간의 군정을 완전 종식,문민시대를 열면서 숙명의 경쟁자였던 김영삼·김대중 두 정치거목의 운명을 정반대로 갈라놓았다. 김영삼 대통령당선자는 향후 5년간 안정속의 개혁을 선도해나가게된 반면 숙원의 정권교체에 실패한 김대중후보는 정계를 은퇴해 야인으로 돌아갔다. 이제 「양김정치」는 그들 스스로의 손에 의해 한 축이 무너짐에 따라 사라져갈 처지에 놓였다.
◎황영조 올림픽마라톤 재패
8월10일 오전 3시23분(현지시간 9일 오후 8시23분) 제25회 바르셀로나올림픽을 지키던 성화가 절정을 뽐내고 있을때 42.195㎞를 달려온 황영조(22)는 두팔을 치켜올리며 승리를 알렸다. 몬주익 언덕에 자리한 메인 스타디움에 인간승리의 사신으로 등장한 황영조의 가슴에 너무나도 선명한 청홍의 태극기가 지중해 바람을 타고 5대양6대주로 떨쳐 일어서는 순간이었다. 일제치하에 있던 지난 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손기정옹이 일장기를 달고 우승한 이래 56년만에,건국이후로는 올림픽출전 44년만에 한국이 따낸 올림픽마라톤 첫 금메달이다. 2시간13분23초.
◎정보사 땅사기·CD파동
7월에 터진 정보사부지 사기사건을 비롯해 9월의 상호신용금고 불법대출,11월의 상업은행 명동지점 사건과 가짜 양도성예금증서(CD)사건 등 올해는 유달리 금융사고가 많았다. 정보사부지 사기,상업은행 명동지점 사건은 특히 무리하게 예금실적만을 따지는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현주소를 드러냈다. 그러나 횡령금액의 행방이나 배후세력 등 의혹을 끝내 명백히 밝혀내지 못했다.
◎후기대 시험지 도난
후기대 입시를 하루앞둔 1월21일 새벽 경기도 부천시 서울신학대에서 전과목 시험문제지가 도난당했다. 이에 따라 후기대 시험이 한달 늦춰져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큰 혼란을 겪었으며 당초 범인으로 지목됐던 경비원 정계택씨(44)는 증거불충분으로 석방돼 영구미제사건으로 넘겨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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