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2연패 핸드볼협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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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올림픽사상 최초로 구기 2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핸드볼협회가 사고 단체로 전락할 위기에 놓여 있다.
내년 1월12일 대의원총회를 앞두고 있는 협회는 안청수(무등건설사장) 회장이 이미 사의를 표명했으나 후임 회장이 전혀 거론되지 않고 있어 회장단의 장기공백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 따라 일방 행정사무는 물론 회장의 돈줄에 상당부분 의존하는 협회 살림살이도 신임회장 취임 때까지 파행적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내년 3월9일부터 스웨덴에서 벌어지는 세계 남자선수권대회 출전마저 불투명한 상태.
남자대표팀은 지난해 9월 히로시마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티켓을 따냈는데 선수강화위원회는 지난 10월 새로운 대표팀 구성을 신임 회장에게 일임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회장 부재로 대표팀 구성에 대한 논의가 아직까지 전혀 없음은 물론 협회 재정이 바닥나 출전경비 2천여만원을 마련할 방도도 막연한 실정이다.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않을 경우 벌금 부담과 함께 다음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박탈당하게되며 아틀랜타 올림픽 출전도 봉쇄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2개월 이상 팀웍을 맞춰야 하는데 지금 같은 추세라면 출전하더라도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다.
핸드볼협회 회장에 아무도 나서지 않는 것은 한해 5억원에 이르는 재정부담 때문. 안청수 회장의 경우 올해 4억5천만원의 출연금을 내놓았는데 전반적인 경기 불황으로 선뜻 나서는 기업인이 없는 것. 또 정권교체와 시기가 맞물리면서 국영기업체의 장들이 새 행정부의 인사이동이 끝난 3월이 돼야만 의사를 비출 수 있는 상황도 회장 선임을 어렵게 하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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