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배 SBS 세계 최강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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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진로배 SBS세계 바둑 최강전」이 7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개막되었다.
한·중·일 3개국이 5명씩의 대표 선수를 출전시켜 「줄 씨름」 방식의 이른바 연승전을 벌여 우승팀을 가리게 된다.
우승 상금은 1억원이며 대국료는 1국에 4백만원 (2백만원×2명)씩 지급된다.
작년의 첫 대회 때는 우리 팀이 우승했었는데 과연 이번에는 어떻게 될는지 궁금하다.
16일 끝난 제1단계 시합에서는 한·중·일이 똑같이 2명씩 탈락하는 팽팽한 시소게임을 벌이고 있어 더욱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 제2단계 시합은 내년 2월에 열린다. 한·중·일 3개국 출전 기사들의 면면은 다음과 같다.
▲한국팀=조훈현 9단·서봉수 9단·장수영 9단·이창호 6단·유창혁 5단
▲중국팀=마효춘 9단·유소광 9단·조대원 9단·유빈 9단·소황강 5단
▲일본팀=임해봉 9단·다케미야 9단·아와지 9단·미야자와 9단·요다 8단.
작년에 비해 우리팀은 서능욱 9단이 장수영 9단으로 교체된 것이 달라진 점인데 이는 SBS-TV의 국내 대회 성적이 참작된 것이며 중국팀은 강위평 9단 대산 비밀병기 소5단이 나와 눈길을 끈다. 소5단은 최근 전국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상승세의 신예라고.
한편 일본팀의 미야자와 9단은 우리 나라 바둑 팬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뛰어난 기량 때문에 발탁되었다기보다는 참가하기로 했던 이시다 9단이 일본 국내기전에서 갑자기 성적을 올리는 바람에 일정이 바빠 핀치히터로 등장한 것. 이시다 9단은 일본 팀의 단장을 맡아 개막식에만 참석했다.
중국팀의 단장은 중국식포석의 창시자 진조덕 9단. 중국 바둑 협회 주석·중국기원 원장·전국 인민 대회 의원 등을 겸임하고 있는 바쁜 몸인데다 한때 건강이 나빠 해외 나들이를 자제해온 탓으로 이번이 4년만의 한국 방문이다.
추첨으로 대국 선수를 정한 결과 중국과 일본이 먼저 싸우게 되었다. 중국 소5단과 일본 미야자와 9단의 첫 대국에서 소5단은 국제 대회 경험이 부족한 탓인지 잔뜩 우세한 상황에서 갑자기 흔들려 자멸했으며 한국의 선봉장 유창혁 5단은 일본의 미야자와 9단과 중국의 유빈 9단을 연파, 작년 대회 기록 (3연승)을 뛰어 넘을 것이 기대되었으나 일본의 요다 8단을 줄기차게 압도해나가다 천노일부로 노림수에 걸려 역전패 당함으로써 아쉬움을 남겼다.
중국의 조9단은 일본의 요다 8단, 한국의 장9단을 연파해 침울했던 중국 팀의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장9단은 한때 불려했지만 끝내기 단계에서는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엎치락뒤치락 끝에 반 집차로 분루를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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