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는 좌우로 실룩샐룩, 팔은 앞뒤로 힘차고 크게 흔든다. 골반을 재빠르게 돌리면서도 긴 다리는 무릎 한 번 구부리지 않는다. 우스꽝스러워 보이지만 본인은 진지하기만 하다.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 둔치를 걷는 시민 가운데 눈길을 끄는 사람이 있다. 주인공은 케이블TV ETN ‘변신 동안 만들기’의 MC이자 개봉을 앞둔 영화 ‘열한 번째 엄마’에 출연한 신인 영화배우 강현(22·사진).
신인 영화배우 강현의 건강 비법
2004년 미스코리아 강원 진 출신인 강씨는 2월 25일 방영된 ‘스타 골든벨’에서 경보를 응용해 자신이 직접 만든 ‘경보 댄스’를 선보여 그날 하루 종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이 덕분에 ‘경보걸’ 애칭을 얻었다.
그는 허리 라인을 살리고 다리를 늘씬하게 하는 데 경보만 한 것이 없다고 강조한다. “경보를 하면 허리가 들어가고 엉덩이가 올라 붙어요. 근육이 뭉치지 않아 다리도 매끈해지게 되죠.” 경보선수 중에 남녀를 불문하고 허리가 잘록하고 다리가 곱게 뻗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점도 덧붙였다.
강씨는 1m71㎝, 50㎏의 늘씬한 몸매와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로 경보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는 강원도 양구중학교 2 학년 때 학교에 경보팀이 생기면서 경보선수로 활약했다. 양구고에 진학해서는 강원도민체전에 출전해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를 획득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대학(대구가톨릭대 도서관학과 2년 휴학 중)에 진학하면서 선수생활에 종지부를 찍었지만 경보 사랑은 여전하다. 지금도 언니와 함께 분당 금곡동의 청솔초등학교에서 매일 30분 이상 경보를 즐긴다. 오후 10시가 넘어 귀가하는 날이 많지만 경보만큼은 하루도 거르지 않는다고. 그가 주로 경보를 하는 시간은 잠들기 전. 그 덕분에 꿈 한 번 꾸지 않고 숙면을 취한다.
그는 만나는 사람마다 경보를 권하는, 경보 예찬론자다. 대학 시절에도 운동장에 친구들을 모아놓고 경보를 가르쳐주곤 했다. 처음엔 걷는 자세가 우습다면서 창피해하던 친구들도 한 달여 만에 효과를 보면서 경보 마니아가 됐다.
모든 운동이 그렇듯, 경보에서도 중요한 것은 바른 자세다. “자세를 제대로 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운동효과는 천양지차예요. 처음에는 자세 잡기에 주력하면서 단계별로 운동량을 늘려가야 합니다.”
다음은 초보자를 위한 강씨의 경보 강의. 우선 운동화는 쿠션이 있고 가벼운 것으로 선택한다. 처음 시작해 2주 동안은 한 번에 30분씩 일주일에 세 번이 적당하다. 3주째가 되면 시간을 40분으로, 횟수도 4∼5회로 늘린다. 자세는 팔을 이마 높이로 올리고 다리는 일직선으로 뻗어 보폭을 길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팔을 옆으로 흔드는 것은 좋지 않다. 초보자는 무릎을 경보선수와 똑같이 하려 하지 말고 편하게 걸어야 근육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골반도 무리하게 돌려서는 안 된다. 골반을 많이 돌리면 허리가 들어가는 효과가 있지만 초보자에게는 힘들기 때문에 팔과 발에 맞춰 자연스럽게 골반이 돌아갈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다. 허리는 곧게 펴고 시선은 20m 앞을 응시한다. 턱을 숙이거나 눈을 내리깔면 자세가 흐트러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코로 들이마시고 입으로 뱉는 호흡조절도 중요하다. 바른 자세로 운동효과를 보려면 골반에 어느 정도 통증이 느껴지는 것이 정상이다. 동시에 허벅지에서 종아리까지 근육이 땅긴다는 느낌이 와야 한다.
경보 얘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강현씨. 그는 “경보는 자세가 특이해 운동 과정에서 남들의 눈길을 이겨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날씬한 몸매와 다리를 만들어주는 데는 100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전문가도 강씨의 설명에 공감을 표시한다. 삼성전자 육상단 경보팀 이민호(43) 코치는 “강현씨가 설명하는 경보는 파워워킹의 한 종류로 심폐기능을 향상시키면서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는 데 적합한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경보는 자신의 평소 걸음보다 2∼3배 빠른 속도로, 여자는 시속 4∼6㎞, 남자는 6∼8㎞가 적당하다고. 자세를 잘 유지하면서 꾸준히 반복하면 어떤 운동보다도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