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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경기서 7방 … 어느새 홈런 선두 브룸바 브라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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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몰아치기의 진수가 바로 이런 것'이라고 보여주는 듯하다. 5경기에서 7개의 홈런.

프로야구 현대의 외국인 선수 브룸바(33.사진)가 무서운 기세로 홈런 레이스에 불길을 댕기고 있다.

15일 삼성과의 대구 원정경기에서 2개의 홈런을 치더니, 16일에는 3개를 몰아쳤다. 이틀간 5개의 홈런을 날려 눈 깜짝할 새에 홈런왕 경쟁에 뛰어들었다. 17일 하루는 쉬었으나 19일 두산과의 수원 홈경기에서 다시 홈런 1개를 추가했다. 시즌 16호 홈런을 기록한 브룸바는 크루즈(한화), 이대호(롯데)와 함께 홈런 공동선두에 나서더니, 20일에도 대포를 가동해 단독선두 자리를 꿰찼다.

브룸바는 이날 1회 두산의 선발투수 김명제를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기는 선제 2점 홈런을 날리며 팀 공격을 주도했다. 브룸바는 "타격감이 좋은 만큼 올해 꼭 홈런왕이 되고 싶다"며 솔직한 욕심을 드러냈다.

브룸바의 홈런 '스퍼트'에 팬들도 환호하고 있다. 올스타전 서군 지명타자 부문에서 이재주(KIA)를 제치고 인기투표 1위로 올라섰다. 18일 4차 집계까지는 이재주에게 약 5000표가 뒤졌으나 브룸바의 몰아치기에 열광한 네티즌들의 '광클'(미친 듯이 클릭한다는 뜻의 신조어) 투표에 힘입어 19일 경기 직전 1위에 올랐고, 20일에는 13만8000여 표로 이재주(13만5000여 표)를 3000표 정도 앞서고 있다.

브룸바는 2003년 현대에 입단해 2시즌 동안 통산 타율 0.329, 47홈런, 156타점의 좋은 성적을 낸 뒤 2005년 일본 오릭스 버펄로스로 옮겼다. 그러나 브룸바는 일본에서 2년 동안 통산 타율 0.255, 24홈런, 69타점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고, 올 시즌 현대로 돌아왔다. 현대 구단 관계자는 "팀에 오른손 거포가 필요했고, 브룸바의 수비 능력도 좋다고 판단해 다시 영입했다"고 말했다. 브룸바는 지난 2년간 현대에서 맹활약한 서튼(KIA)에 비해 공을 잡고 던지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게 팀 내의 전반적인 평가다.

현대 이광근 수석코치는 브룸바에 대해 "다쳤던 왼쪽 아킬레스건이 회복돼 수비도 하게 된 게 타격에도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며 "우리 팀 초반 부진을 극복하게 한 일등공신"이라고 말했다.

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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