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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2004년 투자 늘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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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국내 주요 기업들이 내년 국내외 경기회복에 대비, 투자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지속적인 수출증대를 위해선 국제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판단, 그동안 모아두었던 재원을 설비확충이나 연구.개발(R&D)에 적극 쏟아 붓겠다는 것이다.

◇투자 확대 나서는 기업들=내년 경영목표를 '글로벌 일류기업 구현'으로 잡은 삼성은 R&D 투자에 올해보다 18% 늘어난 4조4천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시설 투자도 11조1천억원으로 12% 늘렸다. 시설 투자는 반도체와 액정화면(LCD).플라스마 디스플레이패널(PDP) 등에, R&D는 전자와 차기 성장사업에 집중된다. 삼성은 내년 매출을 올해(1백15조원 추정)보다 4% 정도 늘어난 1백20조원으로 잡았다.

LG는 올해 R&D와 시설투자를 합쳐 모두 7조4천억원을 투자했는데 내년에는 8조원 이상을 투입할 전망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R&D 분야에 2조9천억원을 투입한다. LCD 등 디지털 가전과 정보전자 소재 등에도 투자를 확대키로 했다.

현대차도 올해보다 10% 가량 늘어난 2조9천억원을 투자한다. 중국 베이징(北京)과 미국 앨라배마 등 현지 거점 확보를 위한 투자도 늘린다. 올해(추정치 1백96만대)보다 15% 늘린 2백27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동부그룹은 올해보다 2백50% 늘어난 8천여억원을 신규 투자하기로 했고 코오롱도 '성장 기반 구축'을 위해 올해보다 약간 늘어난 3천5백여억원을 투자한다.

◇해외 투자 강화=기업들은 미국.중국.인도 등 핵심 수출국가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 삼성전자는 중국 쑤저우(蘇州) 전자단지와 톈진(天津) 가전.TV 공장에 대한 투자와 생산 확대에 주력한다. 쑤저우 전자단지에는 TFT- LCD 공장과 반도체 공장을 증설하고 PC와 가전 라인도 확충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중국 난징(南京)에 완공한 연간 24만대 규모의 PDP 모듈 공장을 새해에 본격 가동하며, LG화학도 중국 현지의 PVC 설비를 확충한다. 상하이 인근 화둥(華東) 지역에 산업재 공장을 추가 건립할 계획이다.

포스코 역시 지난 11월 중국 내 지주회사인 '포스코-차이나'를 출범한 것을 계기로 내년에 현지 공장 2곳을 추가 착공한다.

LG경제연구소 김기승 박사는 "투자가 늘어나도 당장 소비가 활성화하거나 고용증대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경기호전에 대한 심리가 확산하면서 각 경제 주체들의 움직임이 빨라져 본격적인 국내 경기 회복을 앞당기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형규.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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