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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독일인은 우호적"|잇따른「외국인테러」해명 독일대사 디터 지메스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최근 잇따르고 있는 외국인에 대한 테러행위는 신나치주의로 이어지는 정치적 성격의 조직적 범죄라기보다는 극소수의 젊은이들이 저지르는 단순한 폭력사건입니다.』
디터 지메스 주한독일대사는 25일 극우파 테러사건에 대한 비난을 의식한 듯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독일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
그는 폭력적인 몇몇 주동자들이 언론의 스폿라이트를 받아 마치 독일 전체가 외국인에게 적개심을 품고 있는 듯이 확대·왜곡 보도되고 있다고 반박하며 독일인은 우호적인 민족임을 강조했다.
다음은 지메스 대사와의 일문일답.
-극우파와 신나치주의가 고개를 드는 이유는.
▲난민들의 폭발적인 유입에 따른 일부의 경제적 불만이 표출되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88년에 10만 명이었던 난민 수는 올해 50여만 명으로 불어나 통독비용 등 어려운 경제여건에 이중고를 안겨 주고 있다. 입장을 바꿔 중국인이 한국에 해마다 50만 명씩 밀어닥칠 경우 어떤 형태로든 마찰은 충분히 예상되는 일이다.
-터키인 3명이 피살된 23일의「묄른 사건」등 극우파의 테러가 계속 번지고 있는데.
▲최근의 사태를 과소 평가할 수는 없지만 스킨헤드 족이 독일 전체를 혼란에 빠뜨린 상태는 결코 아니다. 서방언론이 과대 포장한 측면도 없지 않다. 히틀러를 외치는 10대 스킨헤드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통신을 통해 전세계에 퍼져 정부가 조사한 결과 돈을 주면서 찍은 연출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오히려 대다수 국민은 폭력을 반대하고 있으며 실례로 30여만 명이 운집해 평화를 호소한 8일의 베를린시위 등 잇따른 반 극우집회는 이를 입증하고 있다.
-독일 정부가 극우파에 대한 대응에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정부는 지금까지는 뚜렷한 사상이나 주장이 없는 10대들의 단순 폭력으로 간주해 왔다. 그러나 묄른 사건을 계기로 이들의 행위를「테러」로 규정, 연방검찰이 본격수사에 나섰다.
-최근 야당인 사민당이 군의 해외파병과 난민규제법안에 찬성하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도 우경화 기류의 일환이라는 우려가 있다.
▲평화를 향유하면서 이를 지키기 위한 평화활동을 거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파병된 군은 독일이 아닌 유엔의 통제하에 놓이게 된다. 난민규제법은 망명제한을 통해 갈등의 한 요인을 줄일 수 있다는데 공감한 것으로 본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나치즘 추종세력들이 군에도 침투해 있다는데.
▲과거 나치즘이 군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항상 군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번 적발된 24명의 군인은 대부분 훈련병에 불과하며 전체 군과는 거리를 두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독일의 대책은.
▲현재 독일에는 전 인구의 10%에 해당하는 6백만 명 이상의 외국인이 함께 살고 있다. 외국인 테러행위에 대해 엄중 처벌한다는 게 헬무트 콜 총리의 방침이다. 또 독일인은 오늘의 경제적 성공이 외국인들의 협조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이들과 함께 살 것임을 알고 있다. 독일은 이 도전을 지혜롭게 해결할 것으로 믿는다. <고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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