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s] 노벨상 9명의 저력 한국 땅에 펼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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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대 제약회사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한국 법인 신입사원들이 회사 로고를 앞세우고 포즈를 취했다. 일하는 여성들이 선호하는 직장답게 여성 직원이 많아 보인다. 왼쪽 뒤부터 유현규 김준경 문주은 박원동 이지선 박민찬 송지선씨.김경빈 기자

서울 대치동의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사무실에 들어서자 희한하게 생긴 로고가 눈에 들어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세계 10대 제약회사다. 1999년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Astra)와 제네카(Zeneca)의 합병으로 탄생한 회사여서 그 내력을 담기 위해 사명 이니셜인 A와 Z를 형상화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상징을 두루 담았다. 'A부터 Z까지' 없는 게 없다는 해석이 가능하고, '뫼비우스의 띠'처럼 하나의 원이 만들어낸 형상이라는 점에서 창의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실제로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 회사는 노벨상 수상자를 9명이나 배출한 연구개발 중심의 회사다.

이 회사가 한국에 현지 법인을 세운 건 1992년. 2000년대 들어 국내 제약시장의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특히 2003년 이승우 사장 부임 후 성장 속도가 무섭게 빨라졌다. 2003년 775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727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직원 수도 2003년 254명에서 현재 356명으로 늘었다. 채혁 인사 담당 전무는 "회사가 쑥쑥 크는 데는 직원들이 신바람나게 일하는 조직문화와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덕이 컸다"고 설명했다. 인재를 글로벌 동량으로 키우는 'AZK 유니버시티' 과정이라든가, 직원들이 가정에서도 100점짜리 아빠와 엄마가 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들이 그것이다.

◆대학 강의 뺨치는 교육 프로그램=이 회사는 우수 인재 확보와 임직원 자기계발 촉진을 위해 사내 대학인 'AZK 유니버시티' 제도를 운영한다. 전 직원의 경영학 소양을 길러 주는 '미니 MBA(경영학석사)', 점심시간을 이용한 '브라운 백 런치 강의', 영어 교육 등이다. 연간 교육 프로그램이 시간표로 구성돼 사전에 책자로 배포된다. 대부분의 강의는 개강 시기에 자유롭게 신청해 들을 수 있다. 올해 'AZK 유니버시티'의 영어 프레젠테이션 과정을 듣는 김혜린씨는 "회사에 들어와 궁금한 게 많았는데 관심 분야를 선택해 들으니 머리에 쏙쏙 들어오고 업무지식도 쌓인다"고 말했다.

◆직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기업문화=직원들은 정기적으로 이승우 사장과 모닝 커피 미팅을 한다. 여기서 이 사장은 직원들의 아이디어와 제안을 직접 듣는다. 또 일명 '치어스 데이(Cheers Day)'에는 전 직원이 직접 기획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파티를 연다. 3월에는 창사 이래 최대 매출과 업계 최고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한 걸 기념해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로 닷새간 연례 미팅을 겸한 인센티브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사내 칭찬문화를 만들기 위해 '파인드 어 스타(Find a Star)' 제도를 운영해 직원들끼리 상을 준다. 직위 고하를 막론하고 동료나 상사.후배의 잘한 일을 칭송하고 성공 케이스를 공유하려는 제도다.

사회 공헌도 활발하다. 항암제 전문 기업으로 회사 차원에서 암 환자의 자녀를 상대로 '희망샘 기금 활동'을 한다. 직원뿐만 아니라 직원의 가족까지 참여하는 사회 공헌 활동이다.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생긴 자원봉사대 '키다리 아저씨' 모임은 장학생들의 형과 누나가 돼 함께 놀고 이야기하는 자리다.

◆일하는 어머니를 위한 회사=임신한 직원을 위한 '작은 쉼표' 휴게실은 여성 인력에 대한 회사의 아기자기한 배려가 돋보이는 장소다. 방 이름을 직원 공모로 지었다. 임신부가 잠시라도 휴식을 취해 태아와 예비 엄마 모두 즐거웠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았다. 이 밖에 근무시간 조정제를 운영해 맞벌이 부부들이 자녀의 유치원 또는 학교 스케줄에 맞춰 근무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본사는 2002년부터 5년 연속 '워킹 마더(Working Mother)'지가 선정하는 '일하는 어머니를 위한 가장 좋은 회사 글로벌 100대 기업'으로 선정됐다. 여성을 위한 복지제도를 특히 잘 갖췄다는 명성을 한국에서도 이어간다는 각오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설립 연도:1992년

■직원 수:356명(5월 말 현재)

■지점:서울 본사, 부산.대전.광주.대구 4개 지점

■연간 매출:1727억원(2006년)

■본사:영국 런던

■주요 제품:크레스토(고지혈증).아타칸(고혈압).넥시움(위산 질환).심비코트(천식).쎄로켈(정신분열증).이레사(비소세포성 말기 폐암) 등

심재우 기자 <jwshim@joongang.co.kr>
사진=김경빈 기자 <kgboy@joongang.co.kr>

■Q & A　　출근 시간 자유롭게 정할 수 있어요

Q:신입사원 연봉은.

A: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영업직 초임은 지난해 기준으로 3400만원(성과급 별도) 정도다.

Q:채용 시기와 전형 과정은.

A:수시 채용과 공채를 동시에 진행한다. 지금은 수시 채용을 하는 중이다. 24일까지 지원서를 받아 10명 정도를 뽑을 계획이다. 공채는 매년 9월께 한다. 입사전형 과정은 서류 접수.적성검사.그룹 토론과 1.2차 면접으로 이뤄진다. 30여 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Q:근무지와 근무 시간은.

A:서울.부산.광주.대전 등지에 사무실이 있다. 근무 시간은 오전 8시20분 출근해 오후 5시30분 퇴근(8시간 근무)하는 게 원칙이다. 그러나 자율 근무시간 조정제를 운영해 출근 시간을 오전 7시30분부터 10시 사이에서 스스로 조정 가능하다.

Q:지방 근무를 해야 하나요.

A:지방 근무는 의무 사항은 아니다. 근무지 선택은 연고지와 직원들의 신청지를 최우선으로 해 배정한다.

Q:신입사원 교육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A:입사가 확정되면 회사에서 자가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약리학 관련 책자를 보낸다. 신입사원 정식 교육이 시작되는 첫날 이 내용으로 시험을 본다. 정식 입사 후에는 약 3주간 회사에 대한 전반적 소개, 약리학, 약제학, 생물학 지식, 영업 관련 지식을 골고루 습득한다. 매일 퀴즈 테스트를 통해 엄격하게 교육한다. 교육의 마지막 일정은 선배 사원과 현장 실습을 나가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Q:복리후생 제도는.

A:본인 및 자녀의 학자금 지원, 의료비 지원, 근무시간 조정제, 사내 임산부 휴게실 운영 등이 있다. 또한 지방 지점으로 파견된 기러기 아빠들을 위해 한 달에 두 번 가족 상봉을 위한 교통비를 지원한다.

■신입사원　　5행시로 내 소개 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