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나의 승리는 미국승리”/클린턴 미 대통령 당선 되던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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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궂은 날씨 불구 투표소 장사진/부시 “국제분야서도 잘해 주길”
빌 클린턴 제42대 미 대통령 당선자는 3일 자신의 승리는 『변화를 바라는 미 국민들의 승리』라고 말하고 미국의 재건을 위해 온 정열을 바치겠다고 약속했다.
클린턴후보는 이날밤 10시(한국시간 4일 오후 2시) 각 방송국의 선거결과 조사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30만명이 운집한 올드 스테이트하우스(주지사관저)앞 아메리카 워치파티 92에 나타나 승리를 선언했다.
클린턴당선자는 이어 『미국이 이번 선거를 통해 다시 하나가 되었다』고 말하고 국가재건에 온 국민이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부시대통령은 이에 앞서 클린턴의 승리가 굳어진 3일 오후 9시15분(한국시간 4일 오후 1시15분) 휴스턴에서 지지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패배를 선언하고 『클린턴지사에게 축하한다』고 말했다.
부시대통령은 클린턴에게 축하전화를 했다고 밝히고 『온 국민은 새 대통령과 함께 미국의 꿈을 실현하자』고 촉구했다.
부시대통령은 클린턴지사가 안보 등 국제분야에서도 잘해주길 바란다고 말하고 청소년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미국은 떠오르는 나라이며 절망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아칸소주 리틀 록의 클린턴 선거본부는 클린턴의 승리가 굳어지자 완전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선거관계자들은 초조하게 TV를 지켜보다가 오후 7시 CNN방송이 투표자 출구조사를 통해 펜실베이니아주를 필두로 15개여주에서 클린턴의 승리가 잇따라 발표될 때마다 환호를 연발했다.
○…투표일인 3일 미국 대부분 지역에 심한 바람이 불고 비나 눈이 오는 등 변덕스런 날씨에도 불구하고 각 투표소마다 한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로 장사진.
특히 악천후의 워싱턴·시카고·필라델피아·피츠버그·캔자스시티 등 각 투표소에도 유권자들의 투표행렬이 이어졌는데 매사추세츠에서는 투표율이 82∼85%에 달했으며 시카고의 한 선거관계자는 『이렇게 늘어선 투표행렬은 20년만에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 유권자 연구기관은 『올해는 88년 선거때의 50.2%보다 10%포인트가 높은 60%의 투표율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
○…미 TV방송사들이 투표자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하기 시작한 3일 저녁 7시(한국시간 4일 오전 9시)부터 속속 클린턴의 승리소식이 전해져 당초 예상대로 클린턴의 압승을 예고.
한국시간 4일 오전 6시30분쯤에는 클린턴이 22개주에서 승리,2백38명의 선거인을 확보한 반면 부시는 5개주에서 46명만의 선거인을 확보,판세가 결정적이 됐다. 한편 이날 개표가 시작된지 얼마안돼 전통적으로 공화당의 표밭인 켄터키주에서도 클린턴이 승리한 것으로 나타나 승부가 일찌감치 결정됐음을 예고했다.
○…고향에 도착한 클린턴후보는 지지자들의 글썽이는 눈물에 자신도 한두번 눈물을 흘리며 간단한 인사와 대화를 나눈후 10분거리에 멀어져 있는 덴바고등학교에 가 부인 힐러리 여사와 함께 투표했다.<리틀록=박준영특파원>
○…부시대통령은 3일 이른 아침 딸 도로양,브렌트 스코크로프트안보보좌관과 함께 평소처럼 조깅을 마친뒤 텍사스주 휴스턴의 세인트매리 신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부인 바버라여사와 함께 한표를 행사.
부시는 투표직후 『길고 시끄러웠던 선거운동이 끝나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페로는 3일 휴스턴의 한 투표소에 도착,자신을 둘러싼 보도진들에 『투표는 개인적인 일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사실이 아닌 것 같다』고 조크.
주로 TV의 선거방송에 의존한 선거운동을 펴온 페로는 투표 전날 저녁 텍사스주 댈라스시에서 마지막 유세를 가지면서 딸 캐서린과 함께 『크레이지』라는 컨트리송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일리노이주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한 캐럴 모즐리 브라운 후보(45)가 3일 흑인 여성으로는 미 사상 처음으로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독신으로 시카고대 법과대학원을 졸업한 브라운후보는 그간 주단위이하의 지방 행정직에서 근무한 것이 전부일 정도로 공직 경력이 미미하지만 이번 당선으로 「올해의 여성」선정 첫 후보로 부상했다.<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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