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거일」불상사 비상/경찰,불발때 극단행동대비 경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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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백66곳 8천여 신도 대기/「먼저 갑니다」 등 현수막·전단 곳곳에
시한부 종말론 교회들이 「휴거일」로 선전해온 28일 전국에서 모두 1백66개교회 신도 8천6백여명이 교회·기도원 등에서 이른바 「공중들림」을 기다리는 지상에서의 마지막 부흥회를 준비,전국이 「휴거」소동 긴장에 싸였다.
경찰은 일부 열광신도들의 휴거 불발때 극단행동 등에 대비해 오전부터 집회장소 주변에 모두 1만5천명의 경찰력을 배치하는 등 비상경비에 나섰으며 특히 다미선교회 등 네곳을 위험대상지역으로 보고 대비중이다.
서울 성산동 다미선교회본부(대표 이장림목사·구속중)는 27일 밤 신도 1천2백여명이 모여 부흥회를 가진데 이어 28일 오후 8시부터 휴거를 맞는 마지막 부흥회를 갖기로 하고 이날 오전 교회 현관에 휴거를 상징하는 대형꽃탑아치를 세우고 교회 주차장엔 부흥회를 생중계하기 위한 멀티비전을 설치했다.
다미선교회측은 구속된 설립자 이장림목사가 옥중에서 휴거에 대한 유보적인 입장을 밝힌 것과는 달리 27일 밤 예배에서 신도들에게 『28일 자정 모두 휴거될 것이니 마지막까지 동요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28일엔 소지품을 지니지 말고 예배에 참석할 것 등 「휴거행동지침」을 신도들에게 전달했다.
서울 옥수동 지구촌선교회·논현동 논현교회 등도 27일 인근 아파트촌에 휴거전단을 살포했으며 28일 비신도들의 교회출입을 막고 부흥회 준비를 끝냈다.
또 다미선교회 제천지부는 교회입구에 「우리 먼저 갑니다. 장렬히 순교하세요. 천국에서 만납시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이에 앞서 28일 0시를 휴거시점으로 잡았던 전북 완주군 고산면 소향리 감람산기도원은 27일 휴거에 대비해 남자들은 검정색 양복,여자들은 흰색 한복을 입고 이날 오후 8시부터 예배에 들어갔으나 「공중들림」이 이뤄지지 않자 일부 신도들이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으나 우려했던 극단행동은 없었다. 한편 검·경찰은 불상사가 없도록 집회장소 주변 통제와 함께 위험물품·시설 봉쇄,긴급 구조장비 배치 등을 끝냈으며 휴거가 일어나지 않을 경우 이에 실망한 신도들이 목사 등 교회 관계자를 고소·고발하거나 교회 관계자들이 신도들의 헌납재산을 은닉,잠적할 경우 사기죄 등을 적용해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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