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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정책/클린턴 당선되면 어떻게 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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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북 인권문제 삼아 남북접근 견제 예상/보호주의 강화… 통상압력 가중 “불보듯”/국방비 감축,동맹국 역할 증대를 요구
미국 대통령선거는 두번에 걸친 TV토론에서도 부시대통령이 심각한 열세를 만회하지 못해 클린턴 민주당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미국의 외교정책은 한반도정세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클린턴의 대한정책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외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감자료중 「클린턴후보 당선시 미국의 대한정책 변화방향」에 대한 분석은 미국 민주당의 대한정책이 보다 빡빡하게 변화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클린턴후보의 대외정책 평가=클린턴후보는 주로 경제문제 등 국내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대외정책에 대한 언급은 상대적으로 적다. 따라서 클린턴의 대외정책은 대체로 합리적이며 부시의 정책과 유사한 면이 있으나 구체적인 사항은 결여되어 있다.
클린턴은 범세계적 리더십을 계속 유지하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창달해 미국의 경제력 회복을 대외정책의 주요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안보·군사면에서는 적정 해외군사력을 유지하면서도 과감하게 국방비를 감축,동맹국들의 역할증대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미국이 세계 제1의 군사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군사비 지출을 부시행정부의 계획보다 6백억달러가 많은 1천억달러를 감축하겠다고 공약했다. 따라서 유럽 및 아시아에서 신뢰할 만한 군사력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지만 상당규모의 해외주둔 미군 감축이 예상된다.
또 뉴욕타임스지는 두차례에 걸쳐 아시아에서 집단안보체제를 검토할 것을 제시했고 클린턴의 외교정책 자문인 윈스턴 로드 전주중대사도 워싱턴타임스지 기고에서 같은 주장을 펼쳐 아시아에서 집단 안보체제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경제·통상면에서는 보호주의 성향이 강화되고 환경문제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칙적으로 자유무역을 지지한다고 천명하고 있으나 개방·공정무역을 대외무역의 원칙으로 강조하고 불공정무역국가에 대한 강력한 응징을 시사하고 있다.
「경제안보회의」를 설치하고 국무부 직제를 개편하는 등 경제외교 강화를 위한 정부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클린턴은 또 환경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공언하고 환경문제의 개선을 위한 외교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천명했다.
그는 부시행정부가 민주주의·인권외교에 소홀했다고 비판하고 대외정책 추진에 있어서 민주주의·인권에 큰 비중을 둘 것임을 천명하는 등 민주당 국제주의자로 이미지 과시를 시도하고 있다.
그는 구체적 사례로 북한·남아공·중국·쿠바·페루·아이티 등을 적시하고 있다.
◇클린턴후보 당선시 미국의 대한정책 변화 방향=클린턴후보는 한국의 안보와 북한문제에 대해 직접적 관심을 표시했는데 대한정책 전반은 현 부시행정부의 정책기조를 계승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남북한 당사자에 의한 한반도문제 해결에 대한 원칙적 지지와 북한에 대한 강한 불신감을 표시했다.
▲남북대화=남북대화 지지입장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나 민주당의 진보주의적 입장을 반영,남북대화 우선 및 양당사자 주도원칙에 대한 지지의 강도가 다소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군사·안보=민주당의 정강정책은 주한미군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어 미군을 한국에 계속 주둔시키는 정책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일부 민주당인사는 궁극적으로 주한미군을 여단규모로 감축하자는 주장도 제시하고 있고 클린턴도 군사비 지출을 대폭 감축시키기로해 감축 규모가 기존의 동아시아전략계획(EASIⅡ)이상으로 큰 규모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하고 미국이 보조적 역할을 하는 개념으로 한미안보협력체제를 재조정하는 작업은 보다 촉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통상=한미간 통상현안에 있어 미국의 입장을 보다 강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우루과이라운드협상에서 보다 강경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김진국기자>
◎새 행정부 인선/국무장관에 해밀턴·크리스토퍼 유력/국방장관엔 골수군축파 샘넌 등 물망
빌 클린턴진영은 대통령선거를 2주 남기고 승리가 확실시됨에 따라 정권인수를 위한 차기행정부 예비조각에 착수했다.
의욕과 자신감이 충만한 클린턴진영은 조각 대상 인사의 폭을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과 무소속 로스 페로진영에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여유를 보이고 있다.
클린턴 진영은 우선 행정부내 선임부서이자 최고 주요부서인 국무부장관으로 리 해밀턴하원의원(61)을 꼽고 있다.
14선의 노련한 정치가 해밀턴의원은 민주당의 이념과 외교통으로 클린턴이 러닝메이트를 선정할때 앨 고어상원의원과 최후까지 경합했던 당내 거물이다.
해밀턴은 미국이 동유럽과 소련의 민주화에 주력하고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소련대통령과 제휴,개혁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중동외교에서도 이스라엘·아랍 양쪽으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얻고있다.
지미 카터정부시절 국무부부장관이었던 워런 크리스토퍼도 국무장관으로 거명되고 있다.
크리스토퍼는 클린턴이 러닝메이트를 선정할때 상담역을 맡았을 만큼 클린턴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행정부 인사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번 선거에서 낙선한 스티븐 솔라즈 하원외교위 아­태소위원장의 이름도 일부에서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국무장관 못지않은 비중의 국방장관에는 한국에도 낯익은 샘 넌 상원군사위원장(54)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일찍부터 미소군축을 강력히 주장해온 군축파이며 사려깊은 정책통으로 평가받고 있는 넌위원장은 클린턴의 국방정책수립에 깊게 관여해 왔다.
캘리포니아출신의 레스 애스핀 하원군사위원장도 만만치 않은 국방장관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재무장관에는 투자은행인 골드맨 색스사의 로버트 루빈회장이 거론되고 있다. 그는 민주당에 거액의 헌금을 기부한 인물로 정치자금 모금수완이 뛰어나며 7월 정당대회때 운영본부장을 맡았었다.
또 투자은행인 블랙스톤사의 피터 피터슨회장과 부회장이자 클린터의 조지타운대 동창인 로저 앨트먼,그리고 금융업자인 펠릭스 로해틴도 재무장관 물망에 올라있다.
법무장관에는 강력한 민주당 대통령후보감이었으나 본인의 고사로 민주당 지지자들을 서운케했던 마리오 쿠오모 뉴욕지사가 거론되고 있으며 그는 대법관으로 지명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의 도시문제해결의지 선전과 흑인에 대한 배려측면에서 제시 잭슨목사의 주택장관 기용설이 나오고 있다.
백악관쪽 진용으로는 수석보좌관에 로스앤젤레스출신 변호사인 미키 캔터 선거대책위원장의 중용이 기대된다.
백악관대변인에는 클린턴과 영국 옥스퍼드대 유학동기로 부시진영에 대해 예리한 공격을 퍼부었던 조지 스테파노파우로스 선거대책홍보책임자가 유력시 되고 있다.
새 정권의 최대 과제인 경제·재정분야의 제1브레인으로는 하버드대에 재직중인 로버트 라이시교수가 거명되고 있다.
역시 클린턴과 옥스퍼드대 유학동기인 그는 경제자문위원장으로서 경제정책을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라이시는 「경제에는 국경이 없다」는 확신으로 보호주의를 반대하고 외국기업의 대미투자가 미국의 재활성화를 위해서도 유익하다고 환영하는 개방파로 기술혁신·사회간접자본정비 등을 위해 투자확대 등을 기둥으로 산업정책을 설명함으로써 재정적자 삭감보다 성장촉진을 우선한다는 민주당의 경제정강정책 입안자다.
특이한 것은 클린턴이 로스 페로 무소속 대통령후보를 말썽많은 저축은행스캔들 청산위원장에 기용할 것이라는 소문이다. 공화당출신인사 기용으로는 클린턴의 친구이기도 한 톰 킨 전뉴저지주지사가 교육부장관으로,콜린 파월 현합참의장과 버넌 조던 전전국도시민연맹총재가 각각 흑인배려를 겸한 공화당 인사등용 케이스로 고위직 등용이 거론되고 있다.<윤재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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