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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 명예의 전당 입성하던 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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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8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하버 드 그레이스의 불리락 골프장에서 개막한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박세리(30.CJ)는 1오버파 73타를 쳤다. "명예의 전당 생각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는 박세리는 "내일부터 홀가분한 마음으로 선두권을 따라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라운드를 마침으로써 LPGA투어 명예의 전당 입회 자격을 완성한 박세리는 기자 회견실로 옮겨 열린 공식 인터뷰에서 "(명예의 전당 회원인) 벳시 킹, 낸시 로페스, 베스 대니얼 등 위대한 선수들과 함께 하게 돼 영광이다. 나의 큰 꿈이 이뤄진 가장 기쁜 날"이라고 감격해했다. 이 자리에는 킹과 대니얼도 참석했다.

박세리는 "명예의 전당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아침에 대니얼이 얘기를 꺼내는 바람에 다시 긴장이 됐다. 10년간 가장 긴장된 상태에서 티샷을 날렸다"면서 "최근 2년간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팬들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고 감사의 말을 빼놓지 않았다.

이지영.김주연.이미나.유선영.양영아.이정연 등 한국 선수들은 미리 기자회견실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박세리가 입장하는 순간 폭죽을 터뜨려 박세리의 '대업 완수'를 축하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에는 축하 케이크를 박세리의 얼굴에 묻히며 함께 즐거워했다.

AP통신은 이날 박세리가 명예의 전당 자격을 갖췄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다른 한국 선수들도 인터뷰실 뒤에 서서 그들의 '선구자'에 대한 예의를 갖췄다"고 전했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도 "1998년 처음 LPGA에 왔을 때는 누구인지도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인 박세리가 큰 업적을 이뤘다"며 "통산 23승에 통산 상금랭킹 4위(926만 달러)인 박세리는 한국의 '골프 영웅'이며 그의 영향을 받아 많은 한국 선수가 LPGA 무대에 진출했다"고 소개했다.

하버 드 그레이스(메릴랜드주)=성호준 기자

세리 이름 영어표기 잘못 지적하자 "더블보기 실수"

2007년 명예의 전당에 가입한 박세레?

박세리의 뜻 깊은 행사가 이름 실수로 망칠 뻔했다. LPGA 투어 직원들이 박세리의 명예의 전당 입간판을 만들면서 박세리의 이름을 'SERE PAK'이라고 표기했기 때문이다.

명예의 전당 회원들의 입간판은 LPGA 챔피언십 대회장인 불리락 골프장의 연습 그린 옆에 전시한다. 직원들은 박세리의 입간판을 시험 삼아 세우려다 "SERE가 아니라 SERI"라는 기자의 지적을 받고서야 실수를 알게 됐다. 관계자는 "큰 실수, 더블 보기를 할 뻔했다"며 부랴부랴 철자를 고치러 간판을 가져갔다.

박세리의 간판은 8일(현지시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등 22명의 LPGA 명예의 전당 회원 입간판 옆에 세워질 예정이다.

하버 드 그레이스=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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