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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중산층 파고 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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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난달 국내 수입차 판매 실적은 4570대로 4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월별 신기록을 세웠다. 전년 동기 대비 25%, 전달 대비 10.3% 늘어난 것이다. 구매 패턴을 봐도 수입차 시장 저변이 3000만~5000만원대의 중산층용 중저가 차량으로 확대되는 양상이어서 판매 호조가 지속될 조짐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수입차 판매는 총 2만1066대로 전년 동기(1만6607대) 대비 27% 급증했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수입차 시장을 이끈 수입차 빅4, 즉 렉서스.BMW.벤츠.아우디(지난해 판매순위 1~4위)의 점유율은 떨어졌다. 5월까지 빅4의 점유율(48.6%)은 수입차 보급이 활성화한 2001년 이후 처음으로 50% 이하로 떨어졌다. 최고였던 2003년 68%에 달했다. 빅4의 올해 판매 증가율도 시장 평균을 밑돌았다. 렉서스는 5월까지 2899대를 팔아 전년 대비 10.9% 늘었다. BMW(2823대, 9.8%).벤츠(2305대, 6.8%).아우디(2219대, 19.3%)의 판매 증가율도 시장 평균보다 낮았다.

반면 혼다는 같은 기간 2915대를 팔아 전년 대비 두 배 이상으로 뛰면서 단숨에 업계 1위에 올랐다. 이 밖에 랜드로버(113%).푸조(104%).닛산(95%)도 두 배 안팎으로 늘었다. 혼다는 3090만~3490만원 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CR-V를 이 기간 1527대 팔았다. 이 회사 판매량의 50%를 넘는 수준. 현대자동차 싼타페와의 가격 차가 10%에 불과해 국산차 시장을 잠식했다. 푸조는 천장이 유리인 파노라마 선루프를 단 30SW 디젤 차를 446대 팔았다. 이 역시 3500만원 선이어서 국산차와 가격 경쟁이 가능했다. 닛산은 4700만원대의 고성능 세단 인피니티 G35(708대)로 바람몰이를 했다. 동급 차량보다 1000만원 이상 저렴한 게 인기 배경.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혼다의 평균 판매가는 3000만원대로 벤츠.BMW의 8000만~1억원에 비하면 30~40% 수준"이라며 "수입차가 대중화되면서 빅4 위주의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3000만~5000만원 정도의 중저가 브랜드가 시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한.유럽 자유무역협정(FTA)에 이어 한.일 FTA가 체결되면 수입차가 국산차 시장을 크게 잠식할 것으로 우려했다. 도요타도 한국 진출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수입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5%가량인데 이런 추세면 10% 돌파는 시간 문제로 받아들여진다.

한편 지난달 브랜드 순위에선 혼다가 678대로 1위에 올랐다. BMW(600대).렉서스(588대).메르세데스-벤츠(452대).아우디(408대).폴크스바겐(355대).푸조(306대)가 뒤를 이었다. 모델별로는 혼다 CR-V(340대).렉서스 ES350(240대).BMW 320(182대) 순이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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