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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배우 팬클럽 「꽃봉지회」이색모임|"큰배우 박정자 우리가 만들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같은 연예인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팬클럽을 조직하고 그를 후원하는 일을 하는 것은 청소년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30년동안 연극을 해오면서 최근에만도 화제작 『위기의 여자』『굿나잇 마더』『엄마는 50에 바다를 보았다』등에 출연해온 박정자씨(50)를 더욱 큰 배우로 성장케 하고 나아가 연극 인구 저변확대에 보탬이 되고자 모인 중년여성중심의 팬클럽 꽃봉지회(회장 유양수)가 29일 오후8시 서울 필동 코리아 하우스 가락당마당에서 색다른 모임을 가져 눈길을 모은다.
대부분 전문직을 가진30∼50대의 주부가 주축이 된 꽃봉지회의 정회원 18명이 연극배우 박정자씨와 함께 약1백50여명을 헤아리는일반회원, 사회각계의 박정자씨 지인들을 위해 창립 1년반만에 주최한 것이 이날의 첫 번째 꽃봉지 잔치.
이른 아침에는 장대비가 내렸지만 오후부터는 맑게 갠 초가을 하늘아래 휘영청 불을 밝히고 각상마다 푸짐히 차려진 김밥과 각종 떡·수정과 등의 음식, 그리고 음악과 마당극이 펼쳐진 이날의 자리는 『한 연극배우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란 연대감으로 하여 시종 화기애애했다. TV드라마 작가 김경희씨가 대본을 쓰고, 디자이너 지춘희씨가 연출과 의상을 맡았으며 모두가 아마추어인 꽃봉지회 정회원들이 출연한 마당극 『헬로우 변사또』는 심수봉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등 유행가를 적절히 섞은 코믹한 연기로 시종 잔치 참가자들을 웃겼다. 가수 김수철의 기타산조, 한영애의 갈증, 김덕수패 사물놀이의 세계초연곡 『노리』는 한결 좌중의 흥을 돋웠다. 이날 잔치의 주인공 박정자씨의 노래 『세월이 가변』은 좌중을 조용하게 잠재운 분위기 넘치는 것이었다. 꽃봉지 정회원회의 송영숙씨(주식회사 한미이사)는 1년에 회비 10만원이면 박정자씨 출연연극의 표2장씩을 보내주는 꽃봉지회 일반회원을 더욱 늘려 연극인구의 저변확대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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