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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민성 대장 증후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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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P씨는 모방송국 PD다. 하루에 몇차례씩 나오는 설사와 복통이 요즘 부쩍 심해져 고민이 말이 아니다. 이 병원 저 병원 다녀 보았으나 신경성 또는 과민성이니 신경쓰지 말라는 말이 고작이었다. 기력도 점점 떨어지는 것 같고 큰 병이 있는데 모르는 것이 아닌가 해 걱정이 태산이다.
과민성대장 증세로 고통방는 사람들이 요즘 많아지고 있다. 소화기 내과의사에게 의뢰되는 환자의 20∼30%가 과민성대장 증후군 환자다. 40∼50대의 장년층에서 빈발하던 병이 요즘은 중·고생 때로는 국민학생들에게까지 흔히 나타나고 있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 잘 모르나 이 환자들의 대장이 정상인에 비해 외부적인 자극에 너무 예민한 것이 문제가 된 것으로 생각된다. 과민성대장 증후군을 가진 환자는 불안증 내지 우울증을 가지고 있는 수가 많고 증상의 발현이 가정·직장·사회에서의 정신적 스트레스가 있을 때 나타나는 일이 잦아 정신적인 원인도 매우 중요한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증세는 매우 다양해 아랫배가 살살 아픈 것이 대표적 증상. 때로는 수술을 해야되지 않을까 생각할 정도로 복통이 심한 경우도 있다. 대부분 복통은 배변으로 일시적으로 완화된다. 설사를 아침에 두세번 몰아 하게되며 변을 보고 나서도시원치 않다.
때로는 설사와 함께 끈적끈적한 점액이 쏟아져 나와 환자를 놀라게 하기도 한다. 이 같은 전형적인 증상만 가지고도 과민성대장증후군 진단을 내릴 수 있으나 대변검사, 직장내시경 검사와 대장X선 검사로 대장에 만성 염증성 병변이나 암등 기질적질환이 없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P씨도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밝혀졌는데 큰병·죽을병이 있지 않을까 해 오랫동안 걱정해오던 환자에게 나쁜 병이 없다는 것을 정밀한 검사로 확인시켜 주는 것이 치료의 첫 걸음이 된다. 섬유소가 많은 채소·과일·잡곡밥을 많이 섭취하게 하고 겨나 차전자피(섬유소가 많은 차의 일종)에서 정제된 섬유소를 들게 하면 대변양이 많아지고 대장의 이유 없는 경직을 완화시켜 복통이나 배변습관의 변화를 없애 줄 수 있다.
이런 섬유소와 함께 요즘 선전되고 있는 항경련·신경안정제의 병합투여도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정신적 스트레스나 불만증·우울증 등에서 환자가 벗어날 수 있도록 환자·가족·의사가 삼위일체가 되어 노력하는 것이 치료에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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