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파 반발 … 집안싸움 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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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22일 체제 정비를 마무리했다. 지난달 28일 조순형 대표 체제가 출범한 지 24일 만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대변인실 인사다. 전당대회에서 뽑힌 상임중앙위원으로, 2000년 한차례 대변인을 지냈던 김영환 위원을 다시 투입했다. 전임 김성순 대변인이 끝내 고사한 데다 총선을 앞두고 당의 '입'노릇을 하는 대변인실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金대변인은 이 밖에 신설된 전자정당추진특위위원장 감투까지 쓰게 돼 '당직 3관왕'이 됐다. 원외 몫의 유종필 대변인은 유임됐다. 장전형 부대변인이 수석 부대변인으로 승진했고, 직전까지 국정홍보처 공보담당관을 지낸 김영창씨, 이상만씨, 이미애 여성연대 사무국장이 합류했다. 최근 입당한 오홍근 전 국정홍보처장은 홍보위원장에 발탁됐다.

대표 특보단도 예전에 없던 자리다. 정무(박주선).경제(박병윤).조직(배기운).노동(박인상).사회(조성준).농어민(정철기)특보를 뒀다. 단장은 구주류 쪽 김옥두 의원이 맡았다.

그러나 일부 당직에 구주류 인사가 중용된 것을 놓고 계파간 갈등이 재연되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우선 유용태 원내대표가 지명권을 가진 정책위의장에 구주류가 주축이 된 '정통모임'출신인 장성원 의원이 발탁된 데 대해 중도파인 김경재.김영환 위원 등이 "전당대회 후 당의 개혁속도가 늦춰질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장성민 전 의원이 청년위원장에 임명된 것을 놓고도 잡음이 일었다. 중도파 일부에선 "지도부가 원내대표 경선 때 도중하차한 이용삼 의원을 청년 몫 상임중앙위원에 배려하기 위해 張전의원을 청년위원장으로 서둘러 임명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이날 당직 인선을 논의하는 회의에 같은 중도파인 추미애 위원이 불참한 것을 놓고도 "인사에 불만을 품었기 때문"이란 얘기가 흘러나왔다.

이정민 기자 <jmlee@joongang.co.kr>
사진=김태성 기자 <t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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