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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입양 청소년 「국내가정」 민박 소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두세살박이이 코플리개로 유럽부가정에 입양됐던 26명의어린이들이 성년이 돼 모국을 방문, 서울YWCA 해외입양청소년을 위한 여름학교(6월16일∼7월3일)에 참가해「뿌리알기」에 비지땀을 흘렸다. 한국 가정에서 숙식을 하며 생활한 이들의 눈에 한국과 한국가족들의 삶은어떻게 비쳤을까. 지난달 27일부터 1주일간 Y회원 가정에 민박하고 느낀 소감을 참가자 6명으로부터 들어봤다. 【편집자주】
▲르네 루버스(22·한국명 지도석·네덜란드)-한국에 오기전에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서구화된데 놀랐어요. 집안을 가득 채운 가재도구가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안 마리아 프레드릭슨(22·한국명 김미라·스웨덴)-그렇습니다.
저도 한국에 오면서 한국 스타일의 집을 머리속에 그려봤었죠. 나지막한 지붕을 가진 작은집을말이에요.그런데 정작 한국집은 너무 컸어요.
▲안더스 보르크(18·한국명윤형식·스웨덴)-아침식사는 찬 음식을 먹어왔는데, 한국에서는 아침에도 뜨거운 밥과 국이 나와 다르다는 것을 실감했어요. 생야채를 안먹는 것도 특이했어요.
▲이네카 프레데리카 데커(19·한국명 김은아·네덜란드)-고춧가루가 모든 음식에빠짐없이 들어가더군요. 이것때문에 너무 매위서 종종 눈물을 흘려야 했어요.
▲난야에스 반(22·한국명하영자·네덜란드)-한 가정에서 함께 살아가는 가족이면서 저녁식사 시간이 각각 달라 이상했어요. 저녁 식사를 오후6시에도 하고 9시에도 하며 각각 먹더군요. 저는 이것을 보고 가족전체가 지켜나가야 하는 생활계획이 따로 없나 보다고 생각했지요.
▲겐레젠(18·한국명 배상호·벨기에)-저희집에서도 저녁식사는 거의 날마다 가족이함께 모여 하지요. 한국에서는모두 무척 바뿐 생활을 하는것같아요.
▲난야=저녁 식사후에 TV를 보는 것은 마찬가지였어요.
그렇지만 우리집에서는 가족들이 모두 설거지·청소등 집안일을 함께 하는데 한국에서는어머니에게만 이를 떠맡기고있어 차이를 느졌지요.
▲안-민박 가정의 자녀들과얘기를나누다가부모들의 제한이 우리보다 많다는 것을 알게됐어요. 예컨대 외출을 하더라도 우리집에서는 시간제한을하지 않고 제게 맡져두죠. 그러면 저는 오후11시까지는 들어갑니다. 그런데 한국 부모들은 미리「10시까지 와라」고 하신답니다. 공부하라는 것도 마찬가지로 차이가 나요.
▲르네-여름학교의 경험을통해 나자신은 외모는 닯았지만 한국인속에 동화되지 못한외국인임을 깊이 절감했습니다.<은>
서울YWCA 해외임양 청소년을 위한 여름학교를 통해얻은 한국가정에서의 생활경험을 나누고 있는 해외 입양아들. 왼쪽부터 난야, 안, 켄, 이네카, 르네, 안더스.<김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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