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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찬의원/“8월창당” 목표 세력규합/우선 새정치연합 7월초 발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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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구야권 등 각계 인사 영입 추진
민자당의 이종찬의원이 7월초 당을 뛰쳐나가 8월중 신당을 만들 계획이어서 기존의 대선구도에 다소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의 최종목표는 12월 대선 독자출마로 보인다. 그러나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특정 후보의 당락에 영향을 미쳐 정치적 반대급부를 얻는 차선책을 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의원의 세력결집구상은 2단계로 나눠볼 수 있다.
먼저 민자당내 소수서클에 머물고 있는 새정치 모임을 당외로 확대해 7월초 「새정치 국민연합」을 출범하고,그다음 8월중 정당으로 확대 개편한다는 것이다.
이 의원 진영은 새정치연합 발족과 동시에 탈당할 계획이다. 공식적으로는 박태준최고위원의 귀국후인 30일쯤 「최종 진로회의」를 갖기로 했으나 이미 탈당을 전제로 당외연합의 규합에 나섰다.
장경우의원은 『각자의 운명에 관련된 문제니까 밤새워서라도 탈당여부를 토론 하겠지만 새정치연합을 하려면 당내 서클로는 안되고 당당히 당을 떠나야 한다는데 의견이 일치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선후보 경선에 이 의원쪽에 섰던 지구당위원장이 40여명이고 이중 27명이 새정치모임에 가담했었으나 탈당·새정치연합까지 같이 갈 사람은 12∼14명에 머물듯하다.
14대 의원은 이종찬·장경우·박범진·박명환씨 등 4명 뿐이고 원외중에는 오유방·김현욱·유경현·이상하·유기수·안성혁·최후집위원장 등이 꼽힌다.
새정치모임에 서명했던 인사중 남재두·강우혁·유수호·구천서의원 등은 당내 잔류쪽으로 진로를 굳혔다.
이종찬후보를 밀었던 심명보·김용환·박철언의원도 불참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이 의원 진영은 박태준최고위원과 최종협의를 거친다는 계획이나 박 최고위원은 이미 노태우대통령과 YS지원을 공언했다.
위원장급 밑으로 중앙위원·시도의원·사무처·지방대의원중 일부가 동반탈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측은 김영삼대표와 총재직 인수가 예상되는 8월말∼9초월쯤 체제개편에서 밀려나는 사람중 일부를 흡수,규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이나 권력을 쫓는 여당생리상 민자당을 탈당해 이 의원쪽에 가세할 사람이 과연 몇명이나 될지 의문이다.
이 의원진영은 새정치국민연합이 양김대결 구도를 반대하는 시민운동단체의 성격이고 신당의 모체인만큼 당내보다는 당외에서 지원세력을 끌어모으려 애쓰고 있다.
이 부분의 작업은 이 의원 본인이 극비리에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져 구체적인 면면이 드러나지는 않고 있다. 이 의원은 그동안 ▲경기고출신의 각계인사 ▲국회의원출마의 잠재력을 가진 시·도의원 중심으로 사람훑기에 전력을 다했다는 후문이다. 이 의원은 23일 『각계각층의 많은 인사가 참여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 의원은 또 민주당의 한영수·송천영·박규식·김원웅·정기호의원과 국민당의 양순식의원 및 이민우·이철승씨 등 구야권 원로들과 접촉했다. 구야권의 반응은 긍정적이지만 현역의원들의 동참여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듯 하다.
이 의원은 또 오유방 전 의원을 통해 박찬종신정당대표에게 세력접합을 타진중이나 양김 구도반대·정치개혁 등에는 뜻을 같이하지만 힘을 합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울듯 하다.
○…새정치연합의 또하나 중요한 공략대상은 정호용·이재환·강창희의원 등 무소속 동지회. 정 의원과는 경선전후로 두차례이상 만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의원측 일부 인사들은 『두세력의 연대가능성이 남아있다』고 희망을 걸고 있으나 정 의원은 이 의원을 별로 높게 평가하지 않고 있으며 8월 민자당 지도부개편때 김영삼대표가 총재가 되면 민자당에 입당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정 의원은 노태우총재밑에선 민자당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말을 공공연히 하고 있다.
이 의원은 정치권 밖의 「잠재적 정치세력」과도 연대를 모색,서영훈 전 KBS사장과 깊숙한 얘기를 주고 받았고 경실련 등 시민운동단체,평소 자문역을 맡았던 학계 인사들과 꾸준히 1대1 접촉을 가져온 것으로 전해졌다.
새정치모임측이 밝히는 회원수는 현재 7천∼8천명. 그러나 이 의원측이 동참을 시사한 대상인물중 몇몇은 즉각 부인하기도 해서 사람끌어모으기가 그리 쉽게 진행되는 것 같지 않다.
○…청와대와 김영삼대표 진영은 오래전부터 이 의원이 떠날 것에 대비,「이종찬신당」이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해 왔다.
경선거부 직후엔 이 의원이 주로 여권표를 잠식해 「김영삼후보 당선」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으나 지금은 2김1정표를 골고루 잠식할 것으며 꼭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는 견해가 다수다.
당의 고위관계자는 『반김표도 하나로 뭉쳐야 위협적일텐데 정주영·이종찬·박찬종 등으로 갈라지면 큰 변수가 못될 것』이라며 『이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김 대표 주변에서도 크게 개의치않겠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 의원이 여당출신이어서 여권표를 가져가기도 하겠지만 그가 진보·개혁을 주장하면 김대중민주당후보,정주영국민당후보의 표도 적지않게 갉아먹을 것이란 얘기다.<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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