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2007' 개막 … 60개국 2만명 참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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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 시간) 미국 보스턴 컨벤션 센터. 영화 '백투더 퓨처'로 잘 알려진 배우 마이클 J 폭스(46.사진)가 강단에 올라서자 참석자들이 기립박수로 맞았다. 10년 이상 파킨슨씨 병을 앓아온 그는 '마이클 J 폭스 연구재단'을 세워 파킨슨씨병 연구를 지원해 왔다. 그는 "여전히 40년 된 치료제를 처방받는다"며 "더 공격적인 연구활동과 상업화 노력을 기울여 파킨슨씨병 같은 난치병을 퇴치해 달라"고 자리를 메운 연구자들과 투자자들에게 당부했다.

J 폭스에 대한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와 함께 매년 미 생물산업협회(BIO)가 주관하는 '바이오 2007'행사가 막을 올렸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산업 컨퍼런스로, 올해 60여개국에서 2만여 명이 참석했다. J 폭스의 주문대로 올해의 주제는 '새로운 아이디어, 과감한 벤처, 모두 나누는 과실'이다. 짐 그린우드 BIO 회장은 "백신처럼 인류가 골고루 큰 이득을 본 물질은 없을 것"이라며 바이오 산업의 중요성을 일갈했다. 그의 지적대로 올해는 백신 등'단백질 치료제'의 약진이 단연 눈에 띄었다.

1982년 미국 일라이릴리와 제넨텍이 미 식품의약국(FDA)에서 인슐린의 판매허가를 받으면서 싹튼 단백질 치료제 시장은 이제 뚜렷한 호황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93년에 허가받은 단백질 치료제는 24개였지만 지난해에는 모두 254개의 단백질 치료제가 시중에 나왔다. 올해 나올 의약품 가운데 단백질 치료제가 전체 의약품의 62%를 차지할 정도다. 이는 5년 전 쯤만 해도 25% 정도에 불과했다. 시장 규모도 2010년이면 지금의 두 배에 가까운 57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리스탈지노믹스 이정규 이사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화학물질에서 신약을 개발하는 전통적인 과정에 한계를 느끼고 항체를 이용한 항암제 등 단백질 치료제로 활로를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단백질 치료제 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한국 셀트리온의 부스도 북적거렸다.이 회사는 단백질 치료제 물질을 생산하는 동물세포를 받아서 배양해주는 세계 선두급의 회사로, 인천 송도에 공장이 있다. 이 회사 홍승서 연구소장은 "동물세포의 대량 배양시설이 없는 전세계 10대 제약사 대부분이 우리와 손잡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보스턴=심재우 기자

◆단백질 치료제=약이라면 화학물질이 보통이었는데 인슐린과 성장 호르몬처럼 인체 안에 존재하는 단백질을 이용해 만든 치료제다. 단백질 치료제의 생산은 혈액에서 직접 정제하다가 유전공학 기법으로 대량 생산하는 체제가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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