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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수·입장수입 투명하게" 영화관 통합 전산망 내달 가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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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영화계의 오랜 숙제였던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이 내년 1월 1일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이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될 경우 관객수나 입장수입에 대한 종합적인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돼 철마다 재연되는 극장가의 '관객수 부풀리기'나 '순위다툼'에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영화관들의 참여의사가 아직은 미진한 상태여서 공신력있는 '박스 오피스'(흥행성적)가 본격적으로 발표되기까지는 한동안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주무기관인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이충직)는 지난 15일 이와 관련해 전산망 사업자와 영화관을 대상으로 통합 전산망 연동 신청에 관한 공고를 냈다. 전산망 사업자의 경우 신청을 받아 영진위 통합전산망 시스템과 연결하는 데 기술적 문제가 없는지 심사한 뒤 연동 자격을 부여한다는 내용이다. 공고에 앞서 영진위는 그동안 개발한 시스템을 통해 인터파크.시네매드.시네시스.CJ시스템즈.메가박스.롯데시네마 등의 전산망 사업자와 기본적 회선 연결 실험을 거쳤다.

다른 하나의 공고는 영화관을 대상으로 통합 전산망에 연동할지 의사를 묻는 내용이다. 가입할 경우 각 영화관은 영화명.상영일자.상영회차.입장가격.발권일시 등을 담은 데이터를 이튿날 오전 7시까지 영진위에 전달하게 된다. 전산망에 가입하는 영화관의 경우 스크린 쿼터(한국영화 의무 상영일수)를 연간 20일 범위 안에서 감경받을 수 있다.

관심은 메가박스.CGV.롯데시네마 등 대형극장 체인들이 얼마나 통합 전산망이 가입하느냐에 모아진다. 이들 극장체인은 영화관인 동시에 각각 자체적인 입장권 전산망을 갖춘 전산망 사업자다.

갈수록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이들 극장체인이 전산망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 통합 전산망의 관련 통계도 그만큼 신뢰도가 낮아진다.

극장들은 영업정보의 누설을 이유로 영진위 주도의 통합 전산망 사업에 그동안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온 데다 극장체인과 관련된 영화의 제작.배급사의 영화 배급을 두고 최근에도 신경전을 벌여왔다.

영진위 관계자는 "최근 타진한 극장관련 협회들의 입장은 적극적인 협조의 뜻은 아니지만 영진위가 추진하는 데 반대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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