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 삼성타운 1차 입주 시작 괜찮은 상가들 동났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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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서초2동에 건설 중인 '삼성타운' 입주가 이달 중 시작된다. 짓고 있는 3개동 가운데 삼성생명 사옥(A동 34층)이 제일 먼저 준공돼 입주에 시동을 건다. 강남역을 바로 옆에 끼고 있는 삼성타운 입주가 구체화되면서 강남역,서초로 일대 부동산 시장이 다시금 술렁거리고 있다. 삼성생명에 이어 내년 상반기 삼성물산(B동 32층,1~2월)과 삼성전자(C동 43층, 5월)까지 입주하게 되면 이 곳에는 근무인원만 약 2만명에 이르게 된다. 최첨단 사무실로 지어지는 삼성타운은 강남역,서초로 일대 부동산 시장에 커다란 후광효과를 가져다 줄 대형 호재가 되고 있다.

◇삼성타운 입주에 일대 부동산 시장 촉각 곤두 세워 = 삼성생명 관계자는 최근 "새 사옥에는 이달 중 우리 회사 강남지점 영업파트 일부가 입주하며 연내에 순차적으로 그룹 전자계열사나 관계사,다른 임대업체들이 들어오게 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근 부동산 시장은 입주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타운 건설 후광효과가 이미 상당부분 인근 부동산 시장에 반영돼 현재 특별한 움직임은 없지만 앞으로 새로운 변화가 생겨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서초2동 M부동산 관계자는 "아직 특별한 변화없이 관망상태다. 나온 물건은 없는데 호가만 많이 올라 있다. 매수,매도측 모두 관망세다 보니 실제 거래도 별로 없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일대 부동산 가격이 대개 더블(2배) 정도 올랐는데도 상승세가 이어지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타운 효과가 바로 미치는 서초1,2동과 서초 4동 부동산 시장은 요즘 말그대로 '정중동(靜中動)'의 분위기다.

◇상가 품귀,오피스텔.오피스 임대료 강세 = 삼성타운 일대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동산은 상가. 삼성 임직원 등 입주자들을 대상으로 한 음식점과 가게, 각종 편의시설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상가 공급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인근 S부동산 관계자는 "값을 올려도 주인들은 팔려 하지 않으니 자꾸 값만 오른다. 2년전보다 족히 2~3배는 올랐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일대 10평짜리 상가는 권리금만 2억~3억원, 임대료는 1년전의 2배 수준인 보증금 1억원에 월 700만원을 호가한다. 매매가는 평당 1억원 수준. 그나마 살 사람은 많은데 나온 물건이 없어 난리라고 한다.
오피스텔과 오피스(사무실) 시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기존 오피스텔은 임대료가 오르는 가운데 공실이 거의 없는 상태다. 신축 중인 오피스텔도 분양가가 오르고 있다. 그 때문인지 일부 주인들은 삼성 직원에게만 세를 놓겠다며 세입자를 선별하기조차 한다고 한다. 물량이 한정돼 주인들이 배짱을 부리는 바람에 최근엔 임대든 매매든 물건 자체가 귀한 상황이다. 22평 오피스텔 시세는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110만원 전후. 이는 1년전 월세 80~90만원선에 비해 약 30% 오른 가격이다. 오피스도 구하는 사람이 많아져 임대료가 계속 오르고 물건 구하기가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땅값도 강세다. 나오는 물건이 원체 드문데다 가격도 3년전 평당 3000만원 하던 것이 요즘 1억원 이상을 호가한다. 어쩌다 나오는 물건은 금새 매매된다고 한다.
아파트는 약 2년전부터 삼성타운 효과를 누려 오고 있다. 서초2동 S부동산 관계자는 "강남아파트 값 폭등 추세에다 삼성타운 효과까지 가세해 2~3년 사이 값이 대개 2배 이상 올랐다."며 "최근 강력한 부동산 대책때문에 강남 아파트 가격이 한채당 대개 1억~2억원씩은 빠졌지만 이 곳만큼은 오른 값을 비교적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건이 없어 매매가 없는 가운데 일부 33평형 매매가는 11억~12억원을 호가한다. 같은 평형 전세가는 2억 7000만원대로 작년초 2억원에 비해 35% 상당 올랐다. 이 일대에는 진흥,롯데캐슬클래식,우성,서초가든스위트 등 약 2500여 세대의 아파트가 있다. 삼성타운 입주를 계기로 이들 아파트도 많은 변화를 겪을 전망이다.

◇삼성타운, 강남권 부동산에 보다 광범위한 후광효과 예상 = 부동산 전문가들은 삼성타운이 우선 강남역과 서초로 일대 부동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한편 강남역 상권과 강남대로,테헤란로 일대에 보다 광범위하게 후광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타운은 남북으로는 강남대로,동서로는 서초로와 테헤란로를 인근에 두고 강남역(3번 출구)과 바로 인접해 있다. 서초로 주변 교통난 가중을 우려하고 있긴 하지만 교통망을 개선하는 굵직한 호재도 안고 있다. 우선 김포공항~강남역 인접 교보타워 사거리를 연결하는 서울지하철 9호선 1단계 노선이 내년말 완공 예정이다. 또 서울 강남역~판교신도시~분당(정자역)을 연결하는 신분당선도 2010년 뚫릴 예정이어서 강남권 외연이 확충될 전망이다.
삼성타운에서 교대방면으로 불과 100여미터 거리에 있는 롯데칠성음료 물류센터 부지 개발 움직임도 숨은 호재다. 1만200평 규모인 이 곳을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해서 롯데그룹 본사 등으로 활용하려는 방안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구청 등과 업무협의를 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일대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삼성타운 입주와 함께 이같은 호재가 시너지 효과를 보이면 강남역 상권과 강남대로 주변, 서초로~테헤란로 일대 개발도 촉진돼 이 일대가 새로운 '강남1번지'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한다.

프리미엄 성태원 기자
사진=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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