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도 스트레스? 리더는 자제력이 있어야죠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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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호 20면

제 고민이 두 분에게는 하찮게 들리겠지만, 저는 머릿속이 혼란스러울 정도로 심각한 일입니다.

잭 웰치 부부의 성공 어드바이스 ①

저는 최근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잘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 덕에 세 계단을 건너뛰어
승진했고, 한 부서를 책임지게 됐습니다. 그런데 저는 부하 직원을 부려본 경험이 없는 데다, 리더로서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몰라 당혹스럽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미국 코네티컷 하트퍼드에서 한 독자가)

그렇군요. 우리(잭ㆍ수지, 사진)는 고속 승진에 따른 고충을 호소한 편지는 그간 거의 받아보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듣는 직장 내 고충이란 대부분 굼벵이만큼이나 더딘 승진을 한탄하는 내용이지요. 그렇다고 편지를 보낸 분만이 고속 승진을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지는 마세요.

어쨌든 승진을 축하합니다. 신출내기이든 경험자이든 비즈니스 리더는 힘든 자리입니다. 처리하기 힘들고 복잡한 일들이 거의 매일 쏟아집니다. 이제 당신에게 비법을 하나 알려 드리지요.

승진이란 양날의 칼과 같습니다. 펄쩍 뛰며 기뻐할 일입니다. 동시에 두려운 사건이기도 합니다. 주변 사람들은 축하 전화를 해주고 격려를 아끼지 않을 겁니다. 당신은 진작에 승진하고도 남을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당신은 그들의 축하를 받기는 하지만 속마음이 그리 즐겁지는 못할 것입니다. 승진해서 맡게 될 일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지를 아는 사람은 바로 당신뿐입니다. 더구나 상사가 얼마나 큰 기대를 걸고 있는지 당신은 잘 알 겁니다.

혹시 승진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경악할 만한 일을 겪지 않았습니까? 그런 일이 벌어졌더라도 비명은 지르지 않는 게 상책입니다. 당신도 이미 들으셨겠지만 리더는 차분하고 자제력이 있어야 합니다. 심지어 리더처럼 연기라도 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모르는 것이 있는데도 묻지 말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본래 리더는 끊임없이 배우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찮은 아이디어나 작은 통찰력을 얻기 위해서라도 망설이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십시오. 리더는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교분을 쌓아야 합니다. 마치 인간관계에 걸신이 들린 것처럼 모든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당신의 화려한 과거를 알면 누구든 실력 없는 사람이라고는 말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니 누가 당신을 어떻게 볼까를 절대 걱정하지 마세요. 당신은 꼼꼼하게 일을 챙기고, 다른 사람도 잘할 수 있도록 열정적으로 돕고 싶을 겁니다. 그런 성격을 스스로 권위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그러나 의도적이고 가식적인 행동은 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지금 느끼는 스트레스는 새로 리더가 된 사람이면 다 겪는 일입니다. 어떤 정치인이 방금 주지사에서 핵무기 단추를 누를 수 있는 자리(대통령직)에 올랐을 때 엄청난 차이를 느끼지 않겠습니까? 새로운 일을 책임진다는 것은 지금과 전혀 다른 게임을 시작하는 셈이지요.

지금 다시 한번 당신의 뒤를 돌아보세요. “내가 운 좋게 아주 작은 프로젝트를 성공시켜 이 자리에 올랐다는 사실을 저들은 알까?”라고 혼자 중얼거릴 수도 있습니다. 보지도 듣지도 못한 상품명 등을 속사포처럼 쏟아 내놓는 부하직원에 둘러싸여 회의를 주관하기도 하겠지요. 심지어 이번 분기 현금흐름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데, 다음 분기 실적 전망을 이야기하는 상사의 e-메일을 읽고 앉아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상황 때문에 당신은 ‘아! 나는 리더가 될 준비가 안 됐어!’라고 자탄할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우리가 드릴 수 있는 조언은 “바로 그게 리더”라는 것입니다. 리더로서 당신은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배우고 깨달을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6개월이나 1년이 흐른 뒤에는 산 정상에 앉아 모든 사안을 굽어보는 듯한 자신감이 생길 겁니다. 하지만 요즘 비즈니스는 변수가 너무 많고 상황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한 명의 리더가 이 같은 상황을 다 감당하기에는 버겁습니다. 산 정상에 앉았다고 모든 것을 다 굽어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올해의 복잡한 경제 상황은 리더에게는 위경련을 일으킬 정도입니다.

따라서 고속 승진 직후 당혹감에 휘둘리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오히려 조금 모르는 것이 나 자신이나 내 비즈니스에 이롭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신출내기 리더를 뒤집어 생각하면 새로운 아이디어에 배고파 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허기와 갈망이야 말로 당신이 성공을 위해 돌진하도록 하는 원동력입니다.

참! 그렇다고 마음 편하게 즐기라고 말씀 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두 사람이 당신의 처지를 상상해 보건대, 다리가 후들거릴 겁니다. 그렇다고 우왕좌왕하지 마십시오. 당혹감을 느끼더라도 평상심을 유지하세요. 그 당혹감은 하루하루 일을 해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사라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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