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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하순은 대선구도 짜는 때 여의도엔 ‘잔인한 4월’ 전주곡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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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09면

‘웃음 찾은 민주당’ ‘침울한 한나라당’. 2002년 3월 20일자 신문의 제목이다. 5년 전 이즈음의 정치는 요동을 쳤다.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 경선에서 노풍(盧風)을 일으키며 후보로 확정되는 시점이다. 노 대통령이 20%포인트 이상 격차로 이회창 한나라당 대표를 앞선 대역전 구도가 시작된 게 3월 21일이었다.

대선의 해였던 1997년 3월 하순도 비슷했다. 김영삼 대통령이 ‘깜짝 놀랄 만한 젊은 후보’를 언급한 뒤 당시 48세의 이인제 경기지사가 3월 24일 출마를 선언했다. ‘이회창 대세론’ 속의 신한국당 내 민주계가 이 의원 쪽으로 동요하며 구도가 헝클어지는 계기가 됐다.

꽃을 기다리는 3월 하순이다. 정치적 캘린더로는 겨우내 체력을 다진 대선 주자들이 나서 대선 국면의 기본 구도를 짜는 시점이다. 한나라당은 지금 ‘경선의 룰’을 놓고 막판 진통이 상당하다. 경선 불참 카드를 내비친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이번 주 선택이 으뜸 관심사다. 그가 경선을 거부한다면 ‘제3지대행’ ‘한나라당 후보의 낙마 후 대타 모색’ ‘타 주자 지지’ 등 어떤 길을 택하더라도 초반의 대선 구도에 영향을 미친다.

옛 여권의 분위기도 꿈틀댄다. 2월 출범한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한 달 내 통합신당의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등이 열린우리당 브랜드를 거부하고, 탈당파가 후속 탈당을 유혹하면서 진도는 매우 더딘 상태다.

“지난 한 달이 실망스럽다”는 정동영 전 의장과 “3월에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하려면 나를 밟고 가라”고 한 김근태 전 의장이 탈당의 명분을 쌓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추가 탈당의 봇물이 터지면 옛 여권 역시 잔인한 4월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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