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급속히 줄고있다/백화점·도매센터에 밀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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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가격경쟁력 갈수록 잃어/시골 5일장도 4년간 10% 줄어
유통망의 대도시 집중으로 재래식 시장과 시골 5일장이 사라지고 있다.
2,7일장인 경기도 이천시장의 경우 시장규모가 80년대초에 비해 30% 이상 줄어들었고 주변에 종합상가가 들어서는 바람에 5일장의 개념도 빛을 잃고있다.
팔리는 상품도 대부분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중간도매상을 거쳐 넘어오는 것이어서 가격도 부근의 상설 종합상가에 비해 그다지 싸지않아 5일장의 설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상인들은 『지방 특산물이나 채소까지 서울 상인들과 농협 등이 출하되기 3∼4개월 전에 몽땅 사들이는 바람에 산지에서 대량출하 되는 7∼8월을 제외하고는 「값싼 시장」의 의미가 사라졌다』며 『예전처럼 특산물 위주의 판매도 찾아보기 힘들고 요즘은 아예 값싼 중국산 수입농산물 판매시장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통계에도 지난해 전국의 5일장은 6백86개로 87년에 비해 69개가 줄어들었고 매장면적도 72만7천3백평방m로 4년동안 10%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상설 재래식 시장도 어려운 사정은 마찬가지다.
의류·식품을 주로 판매해온 재래시장은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등 도매센터와 고급품 위주의 백화점,가까운 거리를 앞세운 쇼핑센터와 의류전문점에 끼여 고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한햇동안 서울에서만 재래식 시장을 허물고 복합상가나 백화점 등 현대식 건물로 재건축한 시장이 6곳에 이르고 종합시장의 개념에서 벗어나 의류 할인판매장 등으로 전문화 되는 경우도 늘고있다.
판매가 줄어들면서 상인들의 이탈도 두드러져 지난해 전국의 재래시장은 모두 1천1백76개로 83년에 비해 56개가 늘어났으나 재래식 시장의 상인수(종업원 포함)는 14만8천명으로 83년의 26만6천명에 비해 오히려 44.2%가 줄어들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동안 ▲전국의 백화점은 34개에서 86개(상인수 1만2천명→2만9천명) ▲도매센터 1개에서 2개(상인수 1천명→만9천명) ▲쇼핑센터 8개에서 30개(상인수 2천7백명→6천4백명)로 각각 늘어나 5일장과 재래식 시장의 침체와 뚜렷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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