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 강원 또 유치경쟁 '후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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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014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려는 전북도와 강원도가 유리한 고지에 서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비인기 종목인 동계 스포츠팀을 앞다퉈 창설하는가 하면, 각종 국제 대회와 행사를 잇따라 여는 등 동계올림픽 적합지임을 알리는데 힘을 쏟고 있다.

전북도는 내년에 스키점프팀을 창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해 초 이탈리아에서 열린 동계유니버시아드 스키점프에서 금메달을 딴 최흥철(한국체대 4년) 선수 영입에 나섰다. 전북도 관계자는 "스피드스케이팅.피겨스케이팅팀도 만들어 전북이 동계스포츠를 주도하는 지역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겠다"고 말했다.

무주군도 바이애슬론팀 육성을 위해 현재 여자 선수 3명으로 운영 중인 팀에 1명의 선수를 보강하고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시키기로 했다.

전주시의 경우는 지난 달 28~30일 일본 등 10여개 국이 참가한 국제 숏트랙 스케이트 대회를 개최해 동계올림픽 유치 홍보에 일조했다.

이에 맞서 강원도는 지난 9일 용평리조트에서 동계 스포츠 저변 확대를 위한 국제 심포지엄을 열었다.이 자리에서 강원도는 2004년부터 아시아를 비롯해 눈이 없는 20여개 나라의 청소년 1백여명을 초청해 스키와 스케이트 등 동계 스포츠를 가르치고 훈련시키는 드림프로그램 계획을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은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 신청 당시 약속했던 것으로 심포지엄에 참석한 애릭 벨머 국제인터스키연맹회장을 비롯한 국제스키연맹과 국제빙상연맹 관계자들로부터 "동계 스포츠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강원도는 이에 앞서 지난달 12일 전북대 출신 강광배 선수 등 2명으로 봅슬레이와 스켈레톤팀을 창단했다. 이로써 강원도에는 스피드스케이팅(춘천시).바이애슬론(횡성군).스노우보드(성우리조트) 등 12개의 동계스포츠 실업팀을 보유하게 됐다.

강원도는 2004년 월드컵스키대회와 2007년 국제인터스키대회를 유치한 것을 비롯, 동계 스포츠 관련 각종 국제대회를 유치해 대회 운영 노하우를 익힐 계획이다. 이와 함께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에는 실패했지만 이 과정에서 국제적으로 지명도를 높인 성과와 노하우, 인적.물적 자원 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국제스포츠위원회를 발족했다. 국제스포츠위원회 방재흥 사무총장은 "전북이 우선권이 있다고 하나 전제조건을 충족하고 있는지 국제기구의 검증을 받은 후 우선권을 주장해야 한다"며 "강원도는 세계 유력 도시와의 경쟁에 대비해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유기상 전북도 문화관광국장은 "강원도가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함에 따라 2014년 대회 유치는 전북이 우선권을 가지고 있으나 강원도 평창군이 유치를 선언,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 2월 열리는 동계체전 유치를 놓고도 두 도는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강원도가 최근 개최지를 전북에 양보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으나 전북에선 이를 곱게만 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전북도는 내년부터 전북과 강원에서 동계체전을 번갈아 열 경우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하는 해인 2007년의 동계체전이 강원도에서 열리게 됨으로써 강원도에 올림픽 유치 주도권을 빼앗길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춘천=이찬호.전주=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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