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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시기·장소·방법에 융통성을…|임채수<서울 천동국교 교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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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화창한 봄을 맞으면서 유치원 어린이에서부터 초·중·고교 학생들의 봄 소풍 행사가 절정에 이르고있다. 서울시내의 어린이대공원이나 과천의 서울대공원 등 몇몇 알려진 소풍지에는 각급 학교에서 소풍 나온 학생들과 일반 행락 인파로 초만원을 이루고있다.
몰려드는 인파와 차량 홍수, 그리고 온갖 잡상인까지 어우러지는 혼잡 속에 무질서와 혼란은 극에 달해 어린 학생들의 안전사고 위험까지 엿보인다.
이 같은 상황 속에 교사들은 소풍이 무사고로 끝나기만 바랄 뿐 놀이다운 놀이나 자연과 계절을 호흡한다든지, 역사의 숨결을 느끼게 한다든지 하는 일등 교육활동은 피상적인 겉치레로 흐르게된다.
소풍의 본래 의미가 바래고 왜곡된 것을 과대학교·과밀학급 등 구조적 문제 탓으로만 돌릴 것이 아니라 학교와 현장교사가 학교의 실정과 특성에 맞게 교육과정운영을 자율화한다는 측면에서 시기·장소·방법 등을 학생들의 흥미와 요구를 수렴, 교육적 필요가 고려된「분리소풍」을 실시하여 야외학습의 참뜻을 살리는 소풍을 실시하여야겠다.
꼭 봄·가을의 행락철에만 소풍을 실시하여야할 이유는 없다. 행락철을 조금만 비키면 더 한적한 자연경관을 맛볼 수도 있고 교통요금(관광버스)도 비수기의 요금적용을 받아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여러 학급 단위의 소풍이 프로그램의 기획에서 운영까지가 복잡하고 힘들며 그 흐름도 산만해지기 쉬운 반면, 한 학급 또는 2 ∼3개 학급 단위로 실시하면 단체놀이를 비롯한 관찰·견학 활동 등이 훨씬 단촐 하면서도 내실 있게 이루어질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또 프로그램 내용도 등산, 하이킹, 오리엔티어링, 교과내용과 관련지은 자연관찰(동굴탐사·탐조 활동 등)이나 사적지 기행, 지역사회에 인접한 자연도보 코스답사 등 다양하면서도 내용적으로 알찬 것을 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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