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종업계 불붙은 상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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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금성·대우세탁기 특허분쟁 가전/비크­한스푼 광고·사은 경쟁 세제/스프라이트­스프린터 싸움 음료/성수기 앞두고 모시메리 분쟁 내의
내수시장에서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금성사가 최근 대우전자를 상대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할 움직임도 사례의 하나다.
금성사는 『지난 86년 금성사가 특허로 등록한 세탁기의 역회전방지용 클러치를 대우전자가 89년부터 시판한 6㎏이상 전자동세탁기등 11개 모델 연 20만대의 세탁기에 무단사용해 왔다』며 대우전자를 상대로 특허침해중지 및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움직임이다.
금성사의 이번 특허공세는 작년 6월 대우전자가 공기방울세탁기를 개발,10%에 불과하던 세탁기시장점유율을 최근 30%까지 끌어올리자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취해진 역공세로 풀이되고 있다.
금성과 대우의 특허분쟁은 최근 경제환경이 급격히 변하면서 기업들간의 생존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며,동종업종에서 우위에 있는 기업은 수성의 방벽을 쌓고있고 경쟁기업들은 새로운 상품을 앞세워 시장공략에 나서 법적분쟁까지 심심찮게 일고있는 것이다.
세제시장에서는 삼성과 럭키금성이 열전을 벌이고 있다.
럭키의 컴팩트세제 「한스푼」이 나온지 한달뒤인 작년말 제일제당이 컴팩트세제 「비트」로 처음 세제시장에 참여한후 양측은 현재까지 막대한 광고·사은품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양사간의 「세제전쟁」은 가정용품시장에 본격참여할 계획인 제일제당으로서는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의미가 있고,럭키는 이를 사전에 봉쇄한다는 전략으로 지난 80년대초 양그룹의 가전제품경쟁에 이은 제2의 대결도 예상될 정도다.
스낵과자에서는 20년간 스낵의 대명사로 자리잡고 있던 농심의 새우깡이 작년말부터 동양그룹 오리온 프리토레이사제품인 치토스의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
오리온 프리토레이사측은 『작년 11월 이후에는 치토스가 새우깡보다 매월 5억원어치이상 더 팔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농심측은 『새우깡은 스낵시장의 10∼11%를 차지하고 있으나 치토스는 7∼8% 정도』라고 반박하고 있지만 새우깡 아성이 흔들리고 있는 양상이다.
상품판매를 위해서는 상품의 이름인 상표를 둘러싼 분쟁도 잦다.
올해 대표적인 것이 코카콜라의 「스프라이트」와 롯데칠성의 「스프린트」 분쟁.
코카콜라가 지난 2월초 사이다류의 청량음료인 「스프라이트」를 내놓자 롯데칠성이 2주일뒤 비슷한 상품을 「스프린트」라는 이름으로 시판,법적분쟁끝에 서울민사지방법원이 지난 20일 「스프린트」의 생산·판매·광고 등을 중단시켰다.
그러나 롯데칠성이 제일제당의 「스프린터」 상표를 인수받아 같은 상품에 붙이자 코카콜라측은 『동일한 제품과 디자인에 이름만 바꿨다』며 지난 17일 「스프린터」에 대해서도 사용금지가처분을 신청,양측의 분쟁은 2단계에 들어간 상태다.
여름성수기를 앞두고 다시 가열되고 있는 백양과 쌍방울간의 해묵은 12년간의 「모시메리」 상표분쟁은 업계의 생존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보여준다.
지난 80년 쌍방울이 백양의 「모시메리」 상표권에 대해 상표등록 무효신청을 내면서 시작된 양사간의 상표분쟁은 지난 2월 대법원이 쌍방울의 「쌍방울모시메리」 상표등록 무효판정을 내렸다. 아직도 백양이 낸 「쌍방울모시메리」 상표사용금지가처분신청과 쌍방울의 「모시메리」(백양) 상표등록 무효신청등 2건이 재판에 계류중이다.<오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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