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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교수님의 'IT 혁신 실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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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KAIST 조동호(사진) 교수 겸 IT융합연구소장은 요즘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다.'연구 특공대' 격인 IT융합연구소를 최근 설립,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정보통신 신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연구 내용에서부터 조직 운영, 목표까지 기존 대학 연구소와는 판이하다.

"미래에 거대한 하나의 산업을 형성할 수 있을 만큼의 혁신적인 제품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게 목표입니다. 연구소는 원천 기술 특허를 가지게 되고, 그러면 미국의 스탠퍼드나 MIT대 등처럼 특허료로 대학의 재정을 살찌울 수 있게 될 겁니다."

실제 그가 잡고 있는 연구 방향은 그런 목표가 단지 '희망사항'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음을 느끼게 한다. 언제 어디서나 통신망에 연결할 수 있는 이동통신 기술, 주인의 기호나 취미까지도 척척 알아모시는 휴먼 컴퓨터와 휴대용 단말기, 그런 것을 가능하게 할 부품과 소프트웨어 개발 등이 목표다. 이달 초에는 미래 단말기의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1000만원의 상금을 걸고 공모한 결과 100건 가까이 들어왔다. 그중 어떤 아이디어는 휴대전화에 자신이 원하는 기능, 예를 들면 MP3, 내비게이션 등 원하는 기능만 레고 블록처럼 조립해 사용할 수 있게 하자는 것도 있었다.

연구소의 핵심인 연구진도 이색적이다. 연구소에서 필요한 전임연구원을 뽑는 것은 물론 그룹 연구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우수 교수들을 참여시켰다. 교수의 경우 연구소에서 한 업적은 고가에서 가점을 받는다. 나중에는 학과와 연구소에서 각각 50%씩 업적을 평가하도록 한다는 게 서남표 총장의 주문이다. 연구진의 경우 국산 와이브로(휴대 인터넷)를 세계 무대에 설 수 있게 한 이동통신 전문가인 조 교수, 디스플레이 전문가 문건우 교수, 휴먼컴퓨터인터페이스 전문가 최기선 교수 등 6명이 연구소 초기 멤버로 자리를 잡았다. 그는 연구 과제를 수주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는 한편 기업과 정부를 상대로 '아이디어 세일'을 하고 있다. 벌써 굵직한 연구 과제를 서너 건 확보한 상태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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