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부릅뜬 감시” 곳곳 충돌(선거혁명 이루자 기동취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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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상대운동원 미행·폭행 잇따라/무술유단자 별동대 동원/가스총 무장도… 분위기 험악
총선 투표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자 후보들마다 막판 표 지키기에 나서는 한편 상대후보의 금품살포·흑색선전 등을 방지한다는 명분으로 대규모의 뒷골목 감시조·별동대를 동원하는 바람에 운동원들 사이에 폭행·미행 등 충돌이 잇따르고 있다.
후보들은 가스총·핸드폰·비디오카메라와 카폰을 설치한 승용차등 각종 첨단 장비를 갖춘 순찰대·감시조에다 무술 유단자들로 구성된 별동대까지 동원,세과시·시위성 순찰을 시키고 있어 유권자들에게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주는가 하면 곳곳에서 마찰을 빚어 막판 선거분위기를 흐려놓고 있다.
◇마찰·충돌=23일 오전 4시쯤 서울 면목1동 주택가를 감시중이던 서울 중랑갑 민주당 순찰대원 4명이 주차중인 승용차에 후보자 유인물을 바꿔 끼우던 민자당 선거운동원 5명을 적발,시비끝에 경찰에 넘겼다.
23일 오전 2시쯤 서울 봉천5동 보령슈퍼 앞길에서 민주당 순찰대원 20여명이 무소속 이모 후보(47)의 운동원 2명을 민자당의 금품살포조라며 선거사무실로 끌고가 조사를 벌이다 혐의사실이 드러나지 않자 풀어줘 항의를 받았다.
23일 오전 4시쯤 서울 상도3동 산수부동산 앞길에서 민주당 순찰대원 20여명이 택시·승용차 3대를 줄곧 감시·미행하다 택시를 급습,택시안에 있던 빈편지봉투·장부 등과 함께 택시운전사 왕모씨(34)를 상도3동 연락사무소로 데려가 철야조사를 벌였다.
또 23일 새벽 서울 수색동 일대에서는 해병군복차림의 30∼50대 남자 7∼8명이 「해병기동순찰대」라고 쓰인 경광등 달린 봉고차를 타고 민주당 도보순찰대 행렬을 계속 따라다녀 충돌직전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순찰대조직=서울 양천갑 민자당후보는 10개동에 팀당 6∼15명씩으로 순찰대를 편성,24시간 운영하고 있으며 팀별로 카폰이 달린 승용차 2대·카메라 2대 등을 갖추고 있고 서울 양천을 민주당후보는 핸드폰·승용차 등을 보유한 기존순찰대 이외에 봉고차 2대·승용차 2대·비디오 카메라 2대 등으로 「무장」한 5분대기조 20명을 항시 운영하고 있다.
또 서울 서대문갑 민자당후보는 10∼15명씩 구성돼 있는 1개감시조에 3인1조로 가스총·카메라를 지급해놓고 있다.
이밖에 서울 동작갑 민중당후보는 합기도 5단 한모씨(30)를 조장으로한 청년당원 16명으로 별동대를 조직,24시간 순찰을 돌고 있으며 여당측과 충돌이 있을때는 「절대 먼저 때리지 않는다」는 내부지침까지 마련해놓고 있으며 같은 지역구 민주당후보도 태권도·유도 등 무예유단자들인 청년당원 20여명으로 감시별동대를 구성,상대후보의 불법유인물 배포·금품살포 등을 감시하고 있다.<최훈·하철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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