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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태풍」 여후보 “SOS”/대구 경북(권역별 판세점검: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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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정호용·오한구·정창화씨 등 곳곳서 강세/우세·백중 10곳 민자조직 잠식/14대 최대이변지대 가능성 커
6공의 텃밭 대구·경북에 친여무소속의 태풍이 거세게 불고있다.
대구서갑의 정호용 전의원과 현역 국회상임위원장으로 공천에서 탈락한 오한구(영양­봉화),정창화(의성) 의원 등으로 이어지는 이 바람은 포항의 허화평 전청와대수석과 김상구 전의원(상주)까지 가세,대구·경북지역의 선거결과를 예측불허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여기에 민자당공천 탈락자들이 대거 국민당으로 말을 갈아타면서 재력과 조직력을 동원,여권성향의 표를 잠식해 들어가고 있어 민자당 후보들의 구조요청이 중앙당에 쇄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민주당은 통합야당의 자존심을 걸고 이 지역에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반DJ(김대중 공동대표) 정서의 높은 벽에다 인물난까지 겹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이 지역에서 친여무소속후보들이 강세 또는 백중세를 보이는 곳은 10개지역이며 국민당은 6곳,민주당은 2곳에서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일부지역 중첩).
따라서 32개 선거구에서 민자당 전승은 어려울 전망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이번 총선에서 최대의 「이변」 지대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난 14,15일 주말 합동연설회가 끝난 직후 민자당이 자체조사한 결과 백중우세 및 백중열세가 16개지역으로 당선안정권 또는 우세지역은 절반인 16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자당은 이에 따라 무소속과 국민당 열풍을 잠재우기 위해 중앙당 차원에서 긴급수혈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대구·경북에 출사표를 던진 무소속후보는 29명인데 이중 눈여겨 볼만한 후보자는 10명이나 된다.
특히 여당공천에서 탈락됐거나 5공인물이어서 여권에 속하면서도 실세로부터 소외된 친여무소속 후보자들이 여당조직을 잠식하면서 현정권에 대한 불만세력인 과거 야권성향의 표까지 흡수,무서운 돌출변수로 등장했다.
90년 4·3보궐선거에서 후보사퇴파동을 낳았던 정호용씨가 유권자 심판을 통한 명예회복을 강력히 희망하며 재도전하고 있는 대구서갑이 대표적 접전지역.
정씨측은 지난 15일 1차 합동유세에 전국 최대인파가 모인데 고무돼 대구시민의 자존심회복을 호소하면서 시장터를 누비고 있다. 민자당의 문희갑 후보는 탄탄한 조직력을 믿고 있고 민주당 백승홍 후보는 「대구의 명예회복」을 외치며 야당후보로서는 드물게 조직을 마탕으로 유권자에게 파고들고 있어 3파전이 뜨겁다.
유권자 13만여명중 70%가 투표할 경우 투표수는 9만명 가량이지만 세 후보 모두 2만명 정도씩의 기본지지표를 확보하고 있고 민중당 시지부장인 김현근 후보도 5천표는 장담하고 있어 나머지 2만5천표가 당락을 결정하게돼 최종 투표결과가 나올때까지는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북에서 대표적인 무소속 선전지역은 3선의 오한구·정창화 의원이 뛰어든 영양­봉화와 의성으로 기존 여당조직과 공천탈락에 따른 동정론을 묶어 4선에 도전하고 있다.
이들은 공천탈락이 정호용씨 사퇴파동 당시 「서명파」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정씨는 17일 이들의 지역구를 방문,「무소속 연합」을 은근히 과시.
이에 대해 민자당의 강신조·김동권 후보는 알맹이 빠진 여당조직을 추스려 후발 주자로 하루 15시간씩 마을을 돌면서 상황을 반전시키는데 전력.
안동시에서는 민자당의 오경의 의원에 대해 구민정계 조직을 관리해온 무소속의 김길홍 의원(전국구)이 백중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13대총선 당시 돈봉투사건으로 주저앉았던 권중동 후보가 안동권씨 문중을 업고 가세,3파전을 벌이고 있다.
또 포항에서는 민자당 이진우 의원이 포철의 지원하에 3선에 도전하고 있는데 5공초 실세였던 3허씨중 허화평 후보가 민자당 전국구까지 마다하고 강력히 맞서고 있고 상주에서는 전두환 전대통령의 동서 김상구 전의원이 민자당 김한수 의원과 접전중이다.
이밖에 정동윤 의원(영천)에 맞서고 있는 박헌기 변호사,문경­점촌의 이승무 봉명그룹 회장등이 공천에서 탈락한뒤 무소속으로 출마,현역의원들을 위협하고 있고 경주시의 김양호 전경북일보사장,경산­청도의 이재연 의원 등이 막판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이중 이승무 후보는 사실상 민정계 공천이라는 소문도 있다.
구민주당 위원장이었던 대구 수성을의 여동영 변호사는 무소속으로 출마,3선의 이치호 의원을 괴롭히고 있다.
○…국민당은 야당의 공백상태를 이용해 대구에 10곳,경북 16곳에 후보를 내는등 의욕을 보이고 있으며 백중우세 또는 백중열세로 나타나는 6명에 대해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대구에서는 남구의 김해석씨가 세번 차점낙선한데 대한 동정표와 지역봉사활동 경력을 기반으로 이정무 의원에 강력도전하고 있고 수성을에서는 민주계의 윤영탁 전의원이 당을 바꿔 이치호 의원과 대윤고 선후배간 혈전을 계속하고 있다.
민주당 공천과정에서 마찰을 빚었던 박양식 전경북대교수는 중구에서 민주당의 이강철씨와 함께 유수호 의원에 도천.
경북에서는 달성­고령의 구자춘 의원이 국민당의 이용택 전의원의 밑바닥훑기 작전에 고전하고 있으며 청송­영덕의 황병우 의원도 공천탈락후 국민당으로 옮긴 김찬우 전의원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밖에 상주의 이재옥 전의원,문경­점촌의 최주영 전민주당위원장,의성의 김동호 변호사,영일­울릉의 박경석 전의원,경주군의 임진출 전공화당위원장 등이 막판 추격전을 계속중.
이와는 대조적으로 민주당은 포항의 박기환씨,대구서갑의 백승홍씨 등 2명에 희망을 걸고 있으며 대구동갑의 임대윤 전민주당기획실장은 민자당 김복동 후보가 구설수에 휘말리자 참신성·도덕성을 내세워 반발표를 흡수하고 있는 정도.
○…민자당 자체분석에 따르면 현역의원을 교체한 곳과 민주계(신영국·오경의 의원),공화계(구자춘 의원) 등 비민정계 3개지역등이 고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교체지역이라도 대구서을의 강재섭 의원,구미의 박세직 전안기부장의 경우 최운지·박재홍 의원에 대한 전국구 배려로 안정권에 들었으며 박철언(대구수성갑) 김복동(대구동갑) 금진호(영주­영례) 후보 등 대통령 친·인척 3명도 당선은 무난할 전망이다.<김두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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