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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미개봉 수작 등 줄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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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9면

한달에 2백여편씩 쏟아지는 미국의 극영화 비디오 중 「비디오는 무조건 저질」이란 인식을 불식시킬만한 수작들이 줄을 이어 나오고 있다.
비디오 프로그램의 수요가 폭증, 웬만한 외화·방화들이 거의 전 작품 비디오로 나오면서 폭력·에로물 비디오가 범람하는 가운데 제작된지 상당한 시일이 지난 영화까지 포함해 수준 높은 작품들이 선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 극장에서 개봉되지 않은 수준작들도 비디오로 나와 상업주의에 막혀있는 비디오 시장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국내에선 반젤리스의 주제 음악으로 제목만이 널리 알려진 『불의 전차 (Chariots of Fire)』가 극장에선 결국 빛을 못보고 제작 된지 12년만에 비디오로 나왔다.
24년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육상 선수의 불굴의 투지를 감동적인 영상으로 그려낸 『불의 전차』는 81년 아카데미 작품·각본·음악·의상상 등을 휩쓴 수작중의 수작이다.
84년 베네치아 영화제 금사자상 수상작인 폴란드·미국 합작 영화 『태양의 해 (The Year of Quiet Sun)』도 뒤늦게 비디오로 나와 영화팬들의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 작품은 2차 대전 직후 폐허가 된 폴란드를 배경으로 폴란드 여인과 미군 병사의 사랑과 자유의 메시지를 진하게 전달하고 있다.
『레인 맨』과 올해 아카데미상의 가장 강력한 후보작인 『벅시』를 만든 베리레빈슨 감독을 거장으로 평가받게 한 『아발론 (Avalon)』도 수입된 후 극장을 잡지 못해 창고에 처박혀 있다가 결국 비디오로 나봤다. 『캐딜락 공방전』이란 이름을 붙인 코미디 『Tin Men』과 더불어 휴머니즘의 감동과 레빈슨 감독의 절묘한 연출을 즐길 수 있다. 또 신화적인 코미디 작가 우디 앨런의 영화가 잇따라 나왔다. 비교적 신작인 『범죄와 비행 (Crime And Misdemeanors)』에 이어 주인공 미아 패로가 90년 전미 비평가협회 여우주연상을 차지한 『중년의 위기 (Alice)』와 폴 마주르스키가 감독하고 우디 앨런·베트 미들러가 주연한 『결혼기념일 (Scenes From A M-al1)』도 선보였다.
한편 잇따른 충격적 작품으로 영화 비평가들을 긴장시키고 있는 천재적인 젊은 흑인 감독 스파이크 리의 수년전 작품 『모 베터 블루스 (Mo' Better Blu-es)』와 『스쿨 데이즈 (Scho·ol Daze』도 한꺼번에 나왔다.
이밖에 극장에서 먼저 선보인 수준작으로는 포스트 모던한 영상의 『가위손 (Edw-ard Scissorhands)』, 『양철북』의 폴커 슐렌도르프 감독이 만든 『핸드메이드 (Handmaid's Tale)』, 빅토리아 아브릴의 91년 베를린 영화제 최우수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스페인 영화 『아만테스 (Amantes)』 등이 있다 <채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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