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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블로그] 하나TV가 황사 덕 봤다구요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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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봄마다 우리를 괴롭혀온 황사가 올해는 더 일찍, 더 심하게 찾아왔다. 일부 초등학교가 휴교까지 했다고 하니, 황사의 무서움은 내가 생각하고 있던 것 이상이구나 생각했다. 오죽하면 건장한 운동선수들이 하는 프로야구까지 취소됐을까?

그러나 무서운 환경의 역습에도 불구하고 황사 바람으로 바람몰이를 해보자고 하는 곳이 있으니, 바로 경제시장이다. 어느 패션업체는 황사에 대비해 얼굴을 가리는 용도로 마스크와 머플러를 합친 아이디어 상품을 선보였다. 일부 가전업체에서는 공기청정기에 미세먼지를 거르는 기능을 개발했다. 약국에서 마스크가 불티나게 팔리고, 세차장이 차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모습은 더 이상 새로운 모습이 아니다. 백화점은 쇼핑객들이 없어서 울상을 짓고, 홈쇼핑 업계는 이런 백화점 손님들을 안방에서 맞이할 수 있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고 하니 '황사 특수'란 말이 나올 법도 하다.

황사가 찾아왔을 때 지인으로부터 '덕담 아닌 덕담'을 들었다. '하나로텔레콤도 황사 덕 좀 보겠다'는 얘기였다. "황사로 인해 가족들이 나들이를 안 가고 영화 구경도 안 갈 테니, 음식은 배달시켜 먹고 영화는 하나TV로 보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며칠 전 우리는 '하나TV 개봉관' 서비스를 개시해서 최근 극장 상영작인 '한니발 라이징'을 하나TV에 선보였다. 유료임에도 불구하고 꽤 좋은 반응을 얻었기에 그 말이 설득력 있게 들렸다.

그렇다고 해도 하나TV를 다른 황사 특수 상품과 같은 반열에 놓기에는 조금 억울한 생각이 든다. 황사로 외출하지 않는 사람이 있더라도 집 안에서 할 일은 얼마든지 있다. 공중파 방송, 케이블 방송, 독서 등 집안에서 할 수 있는 대안이 많다는 것이다. 하나TV의 근원적인 경쟁력은 바로 이들과 경쟁할 수 있는 콘텐트에 있다. 앞서 말한 '한니발 라이징'처럼 극장에서 상영이 끝나고 바로 하나TV로 넘어오는 그야말로 따끈따끈한 영화가 핵심 경쟁력이다. 공중파 방송에서 상영된 후 12시간이 지나면 바로 볼 수 있는 최신 드라마가 핵심 경쟁력이고, 각종 교육 프로그램, 다큐멘터리 등의 콘텐트는 책과 겨룰 수 있는 경쟁력이다. 하나TV는 황사의 바람에 편승하기보다는 집안의 다른 미디어들과 경쟁하기 위해 더 풍부하고 더 질 높은 콘텐트로 승부를 걸 것이다.

박병무 하나로텔레콤 대표 (http://blog.joins.com/bmpark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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