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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수촌리 백제 고분군서 허리띠·금동장식 추가 발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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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충남 공주시 의당면 수촌리 백제 고분 발굴 지역에서 금으로 된 허리띠 장식 등 백제 유물이 추가로 발굴됐다. 이는 지난 2일 금동신발.금동관모.중국 도자기 등 부장품 등과 마찬가지로 피장자의 높은 신분을 나타내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충남발전연구원 부설 충남역사문화연구소(소장 이해준)는 10일 발굴 현장에서 지도위원회를 열고, 백제시대 고분 6기 가운데 1호분과 4호분에서 가죽으로 만든 것으로 보이는 허리띠 흔적과 금동제 하트 모양의 장식 등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백제 허리띠 유물은 1971년 공주 무령왕릉에서 두점이 출토됐고 서울 풍납토성과 몽촌토성에서 일부 조각만 실물로 나온 바 있다.

2호분에서 나온 구슬 목걸이는 당시 여성들의 머리 모양을 엿볼 수 있다는 평가다. 이 무덤은 1호분 피장자의 부인으로 추정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금동제 귀걸이 한벌이 놓여 있고 귀 양쪽에 구슬 장식이 달려 있으며, 정수리 부분에는 미세한 빨간 구슬이 박혀 있다. 이 빨간 점은 안악 3호분의 부인상에도 그려져 있는 것과 같은 종류로 보인다.

3호분에 나오는 호등의 경우 백제 유물로 처음 출토된 것. 함께 나온 재갈 등 마구류도 이번 발굴의 성과를 더한다. 무덤의 형태도 특이하다는 지적이다. 6기의 무덤이 가운데 공터를 남기고 빙 둘러쳐져 만들어졌으며, 토광 목곽묘인 1호분에서 횡혈식 석실분인 4~5호분으로 무덤의 형태가 바뀌고 있다.

자문위원으로 참석한 이남석 공주대 사학과 교수는 "백제 고분 6기가 시계 반대방향으로 만들어진 것 같다"면서 "무덤 형태로만 따져도 4세기 후반에서 5세기 중반에 걸쳐 조성된 가족의 집단 무덤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미 발굴돼 공개됐던 뚜껑 있는 청자 사이호(귀가 넷 달린 단지)에 대해서 박순발 충남대 고고학과 교수는 "기형이 위로 올라간 형태라 늦어도 4세기 후반 것으로 보이며 이는 입점리 유물보다 앞선 것"이라고 말하고 "중국 자기를 빠르게 유입해 번안해 만든 유물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제 도기는 이 밖에 4호분에서 닭머리 모양 흑유도기, 청자잔 등이 발굴됐다.

한편 백제 유물 외에 세형동검, 검파두식(동검 손잡이 끝장식), 부(도끼), 동사(작은칼), 동착(끌) 등 청동유물 다섯점도 이날 공개됐다. 이건무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렇게 청동기가 세트를 갖춰 나온 것이 드물다. 이런 세트들이 그대로 일본으로 건너간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청동기는 BC 3세기 것으로 추정된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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