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할 모친생각 가슴아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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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중앙일보 2월19일자(일부지방 20일)2면에 보도된 『북한식량난에 두끼 먹자 운동』제하의 뉴욕타임스 북경특파원(연변 한인교포 증언)기사를 읽고 고향 땅에 어머님과 누님들을 남기고 월남한 실향민의 한사람으로 살을 에는 듯한 아픔을 느꼈다.
흔히 들어온 북한의 경제난과 식량사정의 악화는 익히 알고있는 사실이지만 이 기사는 연변지역 도문에 거주하면서 북한에 친척이 있어 자주 왕래한다는 어느 한인교포의 말을 인용하여 『평양에 비해 지방에는 식량사정이 더욱 악화되어 살찐 사람을 볼 수 없다』며 「사과」나「배」같은 사람은 없고 모두 「바나나」형이라고 표현했다.
사과나 배가 아니라 바나나라니 몸이 바짝 말랐다는 말이 아닌가.
얼마나 못 먹었으면, 얼마나 굶었으면, 얼마나 고통이 심했으면 인간의 모습들이 그토록 앙상하게 비쳤다는 말인가.
그런데도 쌀밥에 고깃국을 그리워하며 죽기 아니면 살기로 목숨을 이어가는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노동영웅들의 모습은 내 어머님, 내 누님들, 내조카들 뿐만 아니라 5백만 실향민 전체의 한결같은 아픔이며 온 겨레의 슬픔이기도 하다. 정일용<서울 동작구 흑석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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