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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장애우들에게 '희망의 선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몸이 불편한 중국의 어린이들도 저의 연주 모습을 보고 꿈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용기를 갖고 도전하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네 손가락 만으로 피아노를 연주하는 이희아(22.여.사진)씨가 9일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 순회 독주회 취지를 이렇게 밝혔다. 그는 한.중 수교 15주년을 기념하고 2008년 베이징 장애인 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기 위해 '일요신문 CHINA' 초청으로 13일부터 중국 순회 연주회를 시작한다.

이씨는 태어날 때부터 다운 증후군으로 양손 손가락이 각각 두 개 뿐이고 무릎 밑에는 다리가 없는 선천성 사지 기형 1급 장애인이다. 어머니 우갑선(52)씨의 각별한 지도로 장애를 딛고 네 손가락 만으로 어느 작곡가의 곡도 자유자재로 연주하는 피아니스트로 성장했다.

중국 7개 도시 순회 공연의 첫 무대는 13일 오후 베이징의 21세기 극장에서 열린다. 이어 톈진(天津).상하이(上海).칭다오(靑島)에서 각각 두차례 연주회가 예정돼 있다. 다롄(大連).시안(西安).창사(長沙)에서도 한차례씩 공연하기로 해 중국 순회공연은 모두 10회다.

이번 공연에서 이씨는 쇼팽의 '즉흥 환상곡'을 비롯해 한국 민요'아리랑', 중국의 인기 가요 '톈미미(甛蜜蜜)' 등을 연주할 예정이다. 이씨는 "이번 연주회 수익금으로 중국의 불우한 어린이들을 도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독주회를 주관하는 재중 대한골프협회의 이상운 회장은 "선양사에는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실명할 수도 있는 딱한 처지에 놓인 선천성 녹내장 어린이 환자 20명이 대기중"이라며 "이씨의 뜻을 살리기 위해 연주회의 손익에 상관없이 우리 단체가 수술비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취지가 알려지면서 주중 한국대사관을 비롯해 한국문화원.중국한국상회.재중한국인회.재중대한체육회.베이징한국투자기업협의회.베이징한인교회연합 등이 후원을 자청하고 나섰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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