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캐넌 선전… 부시에 큰 타격/미 뉴햄프셔주 예선 개표(초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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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44%나 득표,장기전예고/민주선 제3의 인물 뛰어들 가능성
○…뉴햄프셔주의 대통령 예비선거에서 공화당의 부캐넌 후보가 14%개표결과 44% 지지를 얻어 56%에 그친 부시 대통령을 추격,타격을 입혔다.
또 5명의 주요 후보들이 각축한 민주당 진영에서는 송거스후보가 33%로 1위로 부상했으며 빌 클린턴 아칸소 주지사는 30%를 득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3위자리를 놓고 다툼을 벌인 보브 케리 네브래스카 상원의원과 톰 하킨 아이오와 상원의원은 각각 14%와 12%의 득표에 그쳤으며 제니 브라운 전캘리포니아주지사는 7%를 얻었다.
○…한편 부캐넌 후보에게 신승한 부시 대통령은 18일밤(현재시간)자신은 선거결과를 통해 뉴햄프셔주 유권자들로부터 침체에 빠진 미국경제에 대한 불만의 메시지를 받았다고 인정.
부시 대통령은 이날 『유권자들이 보여준 메시지는 미국인들이 실패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점이며 앞으로 남은 8개월반 동안 유권자들에게 나의 주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힌후 앞으로의 공화당 후보지명전과 대통령선거에서 승리를 확신.
한편 민주당의 폴 송거스 후보도 이날밤 중간 개표결과 자신의 승리가 굳어지자 그가 예비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자라고 선언했다.
○…이번 예선결과는 전통적으로 공화·민주 양당의 후보지명 대세를 가름하는 전통과는 달리 이번 결과를 놓고 향후 레이스를 쉽게 점칠 수 없는 상황을 초래.
무엇보다도 이번 예선은 심각한 경제난에 대한 국민의 반발을 반영하여 무명의 정치신인 부캐넌이 현직대통령에게 상당한 상처를 안겨준 것이 특징.
당초 백악관측은 2대 1 정도의 비율로 칼럼니스트 부캐넌을 쉽게 이길 것으로 점쳤으나 부캐넌 후보는 성난 뉴햄프셔 주민들의 「반부시」분위기에 힘입어 예상외의 득표를 획득함으로써 11월선거에 나설 부시에게 흠집을 냈다.
○…민주당의 경우 이번 예선결과 당분간 후보지명레이스가 혼전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시사.
이날 선두로 나선 송거스후보는 뉴 잉글랜드 지역을 벗어나면 전국적인 당선가능성에서 다른 후보에게 뒤처지는데다 암을 앓았던 전력이 있어 건강문제와 함께 원자력이용 주장으로 인한 환경보호론자들의 반발,기업로비스트로서의 경력 등으로 집중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농후.
이에 비해 비록 이번 예선에서 2위로 밀려났지만 빌 클린턴 아칸소주지사가 다른지역에서 널리 지지기반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유망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편 민주당선두주자 차지다툼이 불명확한 상태에 들어가자 조지 게파트 하원 원내총무가 뒤늦게 예선에 뛰어들 가능성을 비치고 있고 로이드 벤슨 텍사스 상원의원이나 거물급인 마리오 쿠오모 뉴욕주지사의 도전 가능성이 남아 있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게파트의원은 88년 지명전에서 실패했으나 당시 그가 강력히 주장했던 보호무역주의등 경제정책이 현재로선 전국적인 호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의 동태를 주시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또 10%내외의 지지율을 받은 보브 게리 네브래스카 상원의원과 톰 하킨 아이오와 상원의원도 선두로 부상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나름대로 일정한 비율의 지지는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민주당후보지명전의 복병.
○…미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선 인물은 흔히 공화당의 부시·부캐넌·듀크후보와 민주당의 클린턴·송거스후보등 5명의 후보외에 몇몇 군소무명후보가 출마했다고 막연히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해 나선 사람은 공화당이 25명,민주당이 36명,자유당 1명등 모두 62명이며 부통령지망생 6명도 별도로 출마.
이처럼 후보가 난립하는 이유는 누구든지 1천달러의 공탁금과 소정의 절차를 밟으면 후보가 될 수 있기 때문.
○…한국과 달리 대부분의 지역에서 컴퓨터를 이용해 버튼을 누르는 전자식으로 진행된 이날 투표방식은 유권자들이 선거명부를 확인하고 정당에 따라 다른 색깔의 카드를 받아 투표소에 들어가면 선거관리위원들이 컴퓨터 뒤에서 투표할 정당에 불을 켜는 것으로 시작.
유권자들은 컴퓨터 앞쪽에 부착된 정당별로 입후보한 62명 후보 명단 전부를 보고 이 중에서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란의 버튼을 누르면 컴퓨터가 자동적으로 득표를 집계하는데 이때 후보로 등록하지 않은 정치인을 지지하기 위해서는 기명투표(write­in)란에다 버튼을 누른뒤 지지하는 정치인의 이름을 테이프에 기입하는 식으로 진행.<맨체스터=문창극특파원>
◎뉴햄프셔 예비선거개황
▲지역특성=미동부 뉴잉글랜드지방에서 가장 전원적인 인구 1백10만명규모의 작은 주로 전통적으로 각정당의 대통령후보를 가늠하기 위한 첫 예비선거가 열리는 지역이다.
▲중요성=인구가 적고 이에 따른 공화·민주 양당의 대통령후보지명을 위한 대의원 선출규모도 전체의 1%에 불과하나 1952년이후 이곳 예비선거에서 패한 후보가 백악관에 입성한 사례가 없어 소속정당의 후보지명을 위한 기선제압의 의미외에 11월3일 대통령선거승리를 향한 중요한 분기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성향=공화당 등록선거인 21만명,민주당 등록선거인과 독자성향의 선거인이 각각 15만명으로 전반적으로 공화당이 우세한 분위기다.
88년 선거에서도 당시 부시 공화당후보가 62%지지를 얻어 마이클 듀카키스 민주당후보(36%)를 압도했었다.
▲투표일=18일 오전에 지역사정에 따라 각기 시작하나 투표 마감시간은 오후 9시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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