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사업회, 30주기 맞아 자료집 발간 무정부주의 독립운동가 유림 생애 재조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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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불굴의 투지와 꼿꼿한 지조의 아나키스트 독립운동가 유림의 생애를 재조명하는 자료집이 그의 30주기를 맞아 발간됐다.
기념사업회에서 펴낸 자료집은 지금까지 일반에 널리 알려지지 못했던 유림선생의 활동과 관련된 국내의 각종 기록을 사진 등과 함께 모아 정리한 1차 자료다. 독립운동 활동을 알 수 있는 당시 일제기록「조선공산 무정부주의자연맹사건 판결문」과 중국 측 자료「관내지구 조선인 반일 독립운동자료」, 임정의 기록 중 서안사건과 관련된 유림의 발언, 해방 후 정당활동 당시의 각종선언문과 기자회견자료, 사후 그를 추모하는 글 등이 실려있다.
단주 유림선생은 1894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3·1운동이후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벌이다 임시정부 국무위원을 지내 건국훈장 국민장을 추서 받았으며, 귀국 후 정당활동을 벌였으나이승만에 대한 철저한 반대로 크게 주목받는 활동을 펼치지는 못했다. 그는 매우 독특한 아나키스트로 유명하다. 그는 아나키스트를「무정부주의자」로 해석하는 것을 오역이라고 반박했다. 아나키즘은 무정부주의가 아니라「강제적 권력을 배격한다」는 의미, 즉 일제를 배격하는 독립사상이라는 것이다. 나아가 독립된 국가를 자유민주주의로 만들자는 사상이라는 취지에서 그는 해방 후 독립노동당을 창당, 정당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특히 그는 타협을 모르는 강직한 성품으로 유명해 많은 일화를 남겼다. 일제하 투옥 중 아들이 사경을 헤매게되었는데, 이를 계기로 일제가『독립운동을 하지 않는다는 서약만 하면 가석방시켜주겠다』고 회유했으나『자식을 팔아 거짓말 할 수는 없다』며 단호히 거절했다고 한다. 이후 아들이 일제의 은공을 입었다해서 의절, 쓸쓸한 말년을 보냈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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