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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통일염원 제」추진 탤런트 홍요섭씨 "백록담 물 천지에 합수…실향 아픔달래고 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TV탤런트가 통일에 한 발짝 다가서기 위한 남북교류에 일조 하겠다며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남북연기자들이 참가하는 백두산천지 통일염원 제 추진본부를 최근에 출범시킨 실향민2세 탤런트 홍요섭씨(37)가 주인공이다.
『저를 포함해 국내정상급 연기자7∼8명이 한라산 백록담의 물을 떠서 백두산 천지에 합 수 할겁니다. 국내 실향민의 명단을 담은 함을 천지의 30여m 깊이에 수장한다는 생각도 갖고 있고요.』
이 행사의 추진단체 이름이 그래서 「백록·천지통일염원 합수 수장행사 추진본부」. 그 동안 소문내지 않고 뜻을 같이한 연기자 등 주변사람들과 일을 추진하느라 홍씨는 바빴다.
『오는 6월께 이 행사를 성사시킬 생각입니다. 통일원으로부터 북한주민접촉 승인을 받았고 제3자를 통해 들어온 북측의 반응도 호의적이라 기대가 크죠.』
홍씨는 황해도출신 부모가 간직한 실향의 아픔을 달래드리고자 이번 일을 계획했다고 한다.『연예인들이 무슨 남북교류추진이냐 며 좋지 않게 보는 시각이었습니다. TV드라마·밤무대출연 등으로 시간을 쪼개 써야하는 동료들 사이에서도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없진 않아요. 그러나 주위 사람 대부분이 좋은 취지라면서 격려를 하더군요.』
홍씨는 바다를 무척 좋아한다. 학창시절 인연을 맺은 스킨스쿠버취미 탓이다. TV출연이 뜸할 때마다 산소 통을 둘러메고 10여 년간 바다를 찾았던 게 바다에 대한 애정을 깊게 한 계기였다. 그런 그의 독특한 취미가 통일염원 수장행사로 이어진 듯 싶다.
『이번 행사 가운데 최대의 관심거리는 수장행사죠. 천지가 고지에 위치한데다 이런 일을 시도한 적이 없어 그만큼 위험이 뒤따릅니다. 백록담에서 모의훈련을 한 뒤 첨단장비를 이용해 몇 명이 천지에 들어갈 생각입니다.』
편안하고 수더분한 연기자로 정평이 나 있는 홍씨. 최근 KBS-TV드라마『옛날의 금잔디』에 출연, 연기의 폭을 넓히며 중견탤런트로서의 자리를 굳혔다.
『잘 생긴데 없고 연기도 신통치 못하지만 가끔 TV에 나와 그나마 지겨워 보이지 않는 면이 장점』이라고 너스레를 떠는 그의 모습이 오히려 친근감 있게 느껴진다. 대작이나 쇼프로 MC등의 출연교섭도 종종 들어오지만 행동반경이 큰 연기보다 생활 속의 편안한 연기 이미지를 홍씨는 간직하고 싶어한다. <김기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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