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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천 무소속」부상에 여야고민/잇단 출마선언으로 무마 부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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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압력·회유 뿌리치며 출사표 여권/「반김대중」외치며 연대태세 야권
민자·민주양당 공천에서 탈락한 현직의원·원외위원장등 유력인사들이 대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그중일부는 「무소속연대」형식으로 조직적인 전선을 형성하고 나서 총선가도에 새로운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민자당은 권익현·정호용씨 등 노태우 대통령의 육사11기 동기 2명을 비롯,전현직중량급 다수가 무소속 깃발을 쳐들고 있고 민주당도 사당식공천에 반발한 중진·소장급들이 탈당·무소속·신당합류로 도전해 양당을 괴롭히고 있다.
여권은 청와대·민자당지도부가 설득·회유·압력등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으나 성과가 여의치 못하고 민주당도 상처를 치료하느라 부심하고 있다.
민자·민주당은 탈락자들이 무소속으로 나오면 각자의 텃밭을 갉아먹는데다가 특히 빡빡한 2파전 또는 3파전을 벌이는 수도권과 중부권 등에선 국민당등 제3자에게 어부지리를 안겨줄 우려가 높아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으나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민자당에선 날이 갈수록 탈당자가 늘어나고 있다.
11일 현재 탈당의원은 정창화(의성) 황성균(삼천포­사천) 연제원(영등포갑) 김길홍(안동시) 최이호(충무­통영­고성) 권헌성(부산남갑) 의원등 6명.
이밖에 11∼12일중으로 오한구(영양­봉화) 김일윤(경주시) 이재연(경산­청도)의원,금주내로 이학봉(김해) 최정식(속초­고성) 이덕호(동두천­양주) 권달수(송탄­평택) 박지원(오산­화성) 의원 등이 탈당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현경대(제주시) 양정규(북제주) 이재환(대전서­유성) 하순봉(진주) 이용호(파주) 전의원이 무소속출마를 선언했거나 선언 일보직전.
여권의 무소속출마자들은 몇갈래 큰 줄기로 나뉘어지는데 1순위 화약고는 물론 정호용 전의원중심의 「TK무소속파」와 권익현 구민정당대표를 비롯한 5공핵심부대.
정씨와 오한구·정창화·김일윤 의원은 지난 5일 정씨자택에서 만나 무소속연대의 공감대를 마련했고 오의원은 이미 이달초 지역에서 무소속출마선언대회를 가졌다.
정호용씨도 금주중 무소속출마 기자회견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청와대고위관계자는 11일 『정씨가 나선다고 하면 이젠 막을 도리가 없지 않느냐』며 반체념의 표정. 오·정·김의원은 『어떤 압력도 버티겠다』는 결의다.
정씨가 대구에서 출마하면 그의 영향력과 동정표가 만만치 않아 민자당집권기반인 대구·경북지역에 친여무소속후보들이 의외로 선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어 민자당후보들이 벌써부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권익현(산청­함양) 이학봉(김해) 박희도(창령) 허문도(충무­통영­고성)씨등 「경남 4인조」와 포항의 허화평 전청와대정무수석등 5공계 무소속들의 기세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들 5공세력은 개별적 성향이나 위치 등이 워낙 달라서 연대보다는 개별약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권전대표는 1월초부터 아예 지역에 선거본부를 차렸는데 생일인 2월7일을 포함,6∼8일 3일동안 지지자 2천여명이 권씨집을 다녀가 노인환 의원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권씨는 『13대때는 민정당이어서 대표까지 지낸 내가 나설 수 없었지만 지금 민자당은 나하고 아무 상관없다』고 민자당과의 무연을 강조하고 있다.
민자당측은 경남에서 5공바람을 잠재우기 위해 권씨를 전국구로 빼돌리는 노력을 진행중인데 뒤통수 맞아본 경험이 있는 권씨는 응락을 않고 있다. 민자당측은 그래도 권씨가 전국구 상위순번이 확실해지면 돌아설 가능성이 더 크다고 기대.
민정동우회측의 장성만(부산북갑) 강창희(대전갑) 심국무(임실­순창) 전의원과 이국헌(고양) 안재윤(노원갑) 이수천(부산남을) 조진형(인천북갑)씨등 11인은 8일 모임을 갖고 각자 뜻에 따라 무소속으로 나가거나 신당에 들어가기로 했다.
김영삼 대표의 민주계도 사정은 민정계와 비슷하다.
12대의원을 지낸 민주계인사 모임인 「12동우회」의 김태룡(대전서­유성) 조홍래(의령­함안) 조병봉(미금시­남양주) 김찬우(청송­영덕) 이재옥(상주) 권오태(영천) 김동욱(충무­통영­고성) 김현수(청주을) 전의원과 박희부(연기) 백영기(도봉병) 이원복(인천남동)씨 등은 금주내에 다시 회합을 갖고 탈당결행을 준비하고 있다.
김영삼 대표는 유성환(대구서을) 반형식(예천) 전의원 등을 동원해 진무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이들은 『의리도 좋지만 이번에 출마못하면 정치생명이 끝나는데 어떡하란 말이냐』며 출마불가피론을 역설하고 있다.
공화계의 오용운 의원(청주을)과 연제원 의원(영등포갑)이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고 이재연 의원(경산―청도)은 11일 오전 당사기자실에서 탈당선언. 김종식 의원(천안군)과 김해석(대구남) 노차태(부산영도) 박준홍(구미)씨 등도 곧 무소속출전파에 끼어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민주당 공천탈락자들은 ▲무소속연합형태의 출마 ▲무소속개별출마 ▲국민당등 신당행의 세가지 방향으로 진로를 모색하고 있다.
호남에서 「무소속연합」을 제창한 손주항 의원(전주완산)은 오래전부터 『전남북 현역의원탈락자들을 중심으로 무소속연합형태를 구축해 총선에서 기필코 당선해 김대중씨의 잘못된 공천을 입증하겠다』고 천명.
손의원주도의 「무소속연합」에는 10일 손의원과 함께 탈당을 선언한 조윤형(성북을) 정웅(광주북) 박형오(신안) 이형배(남원) 조희철(구례­곡성)의원 등이 주축이 되고 있는데 조윤형 국회부의장은 서울의 낙천원외위원장들을 끌어들여 반김대중 전선을 형성하려하고 있다.
이들은 반DJ의 선봉역할을 자임할 태세여서 특히 민자당이 중량급을 대거 투입한 전북에서 민자당후보들이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을 민주당측은 경계하고 있다.
조부의장은 「무소속연합」움직임과 관련,『특히 호남출신 의원들은 신당을 택하기가 곤란하기 때문에 나름대로 응집력을 갖기 위해 「무소속연합」형식을 취하는 것』이라고 설명.
이번 총선에서 이들 「무소속연합」이 노골적으로 반DJ연합전선을 펼 경우 민주당 비호남권후보들은 적지 않은 감표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우려하고 있다.
무소속 개별출마를 고려중인 인사로는 이철용(도봉을) 이상옥(진안­무주­장수) 박종태(광주서을) 이재근(나주) 의원 등과 윤재걸 부대변인(광주북갑→광주동) 안평수 전문위원(영광­함평) 장영달 통일국제위부위원장(전주완산) 박병일 전의원(노원갑)과 양영두씨(임실­순창)등.
거의 호남인사인 이들은 반DJ기치인 「무소속연합」과는 달리 호남에서의 DJ정서의 높은 벽을 인식,차라리 반DJ선언보다는 지역주민의 동정표를 흡수하겠다는 전략.<김진·정선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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