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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놓털카」·「폭탄주」추방운동/건전음주·회식모형 마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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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재떨이·철모에 술붓던 악습 제거/지휘관 보고도 대면보다 전화로/참모회의는 참석자 모두가 토론
한때 비민주적이고 비합리적인 행동양식의 상징처럼 인식되기도 했던 이른바 「군대식」발상과 의식구조를 시대변화에 맞게 바꾸자는 체질개선운동이 군내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서울올림픽과 6공화국출범이후 시작된 구시대적 군사문화청산 새바람은 최근 육군이 벌이고 있는 「건전음주문화」캠페인을 비롯,각군과 각부문에서 눈에 띄는 변화로 나타나고 있다.
◇음주·회식문화=과거 사단장급이상 지휘관들이 자기과시를 위한 수단으로 호화판 가든파티를 열고 참석자들을 열외없이 만취시키던 관행이나 특수부대 등에서 재떨이나 군화·철모 등에 술을 가득부어 단숨에 마시지 않으면 체벌을 가해왔던 폐습이 사라졌다.
최근 육군은 건전음주문화정착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육군이 금지품목으로 규정한 음주방식은 우선 「술잔을 놓거나,마신후 털거나,마신다음 카하는 소리를 내지 말라」는 소위 「놓털카」와 「마시면서 찡그리거나,술잔에서 입술을 떼거나,술잔을 오래 붙들고 있지 말라」는 「찡떼오」주법.
또 ▲벌주 ▲공동운명주등 변칙주 ▲좌우로 함께 돌리는 연대주 ▲큰대접 등을 잔으로 사용하는 호연지기주 등을 단속대상으로 정해 군이 음주문화 개혁에 앞장서기로 했다.
육군은 새로운 주법으로 상대방이 원하는 만큼만 따라주어 주량에 맞게 즐길 수 있도록 하고 회식에서는 과도한 음주를 되도록 피하도록 권장했다.
◇언로개방=상급자에게 업무보고를 할 때 대면보고 대신 전화·인터폰·메모 등을 통한 비대면방식이 보편화되고 있다.
과거 군대식 회의는 속전속결이 특징이었으나 요즘은 전혀 그 반대다. 빈도도 잦지만 시간도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진행방법도 회의를 주재하는 쪽이 일방적으로 주도해가지 않고 참석자전원의 의견을 최대한 경청한 다음 주재자는 이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결론을 얻는다.
이같은 회의방식은 이미 지난 89년 8·18군구조개편작업 추진당시부터 본격 도입되기 시작했다.
요즘 웬만한 사단급이상 부대에서는 지휘관이나 상급자에게 올리는 결재서류를 되풀이 작성하느라 헛수고를 할 필요가 없다.
다소 난삽하더라도 연필이나 볼펜으로 작성한 초안을 보여주고 「OK」가 나면 바로 타이핑에 들어가며 지적사항이 있으면 최종 OK를 받을 때까지 몇번이고 고쳐적는다.<김준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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