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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락자 “승복못한다”곳곳 반발/공천후유증 앓는 여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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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탈당인사들 자기조직 챙기기 분주 민자/소계보간 불신심화… 불만·비방난무 민주
여야가 공천후유증 몸살을 앓고 있다. 1일 공천자를 발표하자마자 탈당과 농성등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민자당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의원을 비롯,원외지구당위원장 및 공천신청자들의 탈당이 잇따르는등 조직분규 현상이 전국 곳곳에서 빚어지고 있다.
특히 탈당인사중 상당수는 민자당의 기존조직을 이끌고 가칭 국민당등 야당으로 옮겨 출마하거나 무소속으로 출마할 채비를 갖추고 있어 여권을 긴장케하고 있다.
○…이번 공천과정에서 탈당한 현역의원으로는 김동주(양산) 오용운 의원(청주을)을 비롯,전국구 최인호 의원(충무­통영­고성)등 3명. 그러나 이학봉(김해)·박재규 의원(진해­창원) 등도 무소속출마를 위해 탈당계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고 전국구의원중 이번 공천경합에서 밀려난 김정길(용인) 김길홍(안동시)의원 등도 민자당을 떠날 채비다.
민주계의 최정식 의원(속초­고성)은 공천탈락에 불만을 품고 민자당을 곧 탈당해 아예 국민당으로 옮기는 문제를 적극 검토중이며 공화계의 이재연 의원(경산­청도)은 무소속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공천심사 이전 이미 탈당한 박진구(울산)·유기준(하남­광주)·정몽준(울산동) 의원을 포함하면 12명의 현역의원이 무소속 또는 야당후보로 민자당후보와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번 공천에서 탈락한 원외인사중 무소속 또는 야당출마를 서두르고 있는 인사는 현재까지 약 40명선.
서울의 경우 백영기(도봉병) 이상현(관악갑)씨등 2명,부산은 노차태씨(경도) 대구 유성환(서을) 윤영탁(수성을) 김해석(남)씨등 3명,인천은 이원복(남) 조진형(북갑)씨등 2명,대전 김태룡·이재환(서­유성) 강창희(중)씨등 3명,경기도는 김정숙(안양갑) 김일주(안양을) 허남희(송탄­평택) 이국헌(고양) 이용호(파주)씨등 3명이며 강원도는 김좌일(정선) 최돈웅(강릉) 김영진(원주­횡성)씨등 3명,충남은 박희부(연기) 성무용(천안시) 정선호(천안군)씨등 3명이 독자행동 가능성을 모색.
경남은 김동욱(충무­통영­고성) 정필근(진양) 조홍래(의령­함안) 차수명(울산남) 임채홍(산청­함양) 유호경(협천)씨등 6명이,경북은 박준홍(구미) 임진출(경주시) 이성수(포항)씨등 3명이 민자당을 탈당해 이번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주도 역시 막판 경합에서 역전패한 현경대(제주시)·양정규(북제주)씨가 무소속 당선의 전통을 살려 민자당후보에 도전할 뜻임을 분명히 하고 있는 상태.
결국 50여명에 달하는 현역의원 및 원외인사들이 민자당의 기존조직을 위협하고 있어 민자당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민주당이 1일 1백78명의 공천자명단을 발표하면서 그동안 행여나 하는 심정으로 대기하고 있던 민주계의 목요상 최고위원 및 탈락현역의원과 지구당위원장들이 당사점거농성에 들어가거나 탈당,무소속출마를 선언하는등 항전이 거세어지고 있다.
특히 야권통합으로 1백여개지역에서 신민·민주계 전직지구당위원장들이 충돌,탈락자대부분이 승복할 수 없다는 자세를 보여 14대총선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조직분규도 심각할 조짐이다.
신민·민주계 수뇌부에서도 현역의원 탈락문제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보이고 있고 계파내에서조차 기성정치인과 개혁세력간의 마찰도 노출돼 복잡한 분열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1일 발표가 나가자 이상옥 의원(진안­무주­장수)은 『김대중 대표등 당 수뇌부를 다섯차례나 만나 의사를 타진했더니 기다려보라고 해놓고 이렇게 뒤통수를 때릴 수 있느냐』며 이날부터 당사 최고위원실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할 것을 선언.
목요상 최고위원도 1차발표에서 자신이 보류된데 반발,『자기 직계만을 포석하려는 당지도부의 공천작태에 환멸을 느낀다』며 탈당했고,정웅 의원(광주북갑)도 지구당원을 동원,4일간 당대표최고위원을 점거해 침묵시위를 벌이다 탈락이 확정되자 『조만간 거취를 표명하겠다』며 강경입장을 보였다. 이찬구(성남중원­분당)·김득수(익산)의원은 이미 탈당,무소속출마를 선언했다.
손주항 의원(전주 완산)은 『전북의 목소리를 내자』고 DJ극복을 내세우면서 이형배(남원)·김득수·이상옥 의원 등과 함께 무소속 연합전선을 구축해 김대표에 정면도절할 태세다. 정발연이란 비주류모임을 결성,김대표의 노선에 대항했던 조윤형(성북을)·김종완(송파을)의원도 탈락할 경우 무소속출마 또는 당을 옮기는 문제 등도 고려하고 있는데 조의원은 가칭 국민당측의 교섭이 들어왔음을 공천심사중에 김대표측에 통보했다는 후문이다.
박형오 의원(신안)도 무소속출마를 결심하고 있고,이돈만 의원(광양)은 『미국영주권까지 반납했는데 이제는 앞길이 막막하다』고 원망.
김대표의 미국망명생활때 도와준 P씨는 「빨갱이」라는 인신공격을 당했으며 상당수 내정자들도 심사과정에서 흠집이 나거나 경합자로부터 비방을 당해 상처뿐인 영광을 안게됐고 이들은 조직강화특위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해 당내갈등은 이래저래 피할 수 없는 형편이다.
○…당측은 공천탈락자들의 집단행동을 우려,연휴를 바로앞둔 시점에서 당사대신 국회에서 명단을 발표했으며 김·이대표는 설날연휴동안 자택에 머무르지 않고 탈락자들의 흥분이 가라앉을때까지 피할 계획.
민주당은 탈락자 대부분이 의정활동미비지역구 관리소홀,비리사건연루자 등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부지역에선 참신한 인물들이 재력가 등에 밀리는등 의혹스런 부분도 없지 않아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공천심사를 둘러싸고 계파 또는 소계보간 불만도 팽배해 치유할 수 없을 정도로 불신의 골이 깊어진 인상.
민주계측은 서울에서 신민 6,민주 4의 지분이 지켜지지 않은데다 김현규(마포을) 목요상(의정부)두최고위원의 지역구마저 경합지역으로 올라오자 『민주계를 고사시키려는 음모』라며 크게 반발.
민주계 최고위원과 조직강화특위위원들은 이에 따라 1일 낮 시내에서 회동,대책을 논의했는데 『신민계와 당을 같이할 수 없다』는등 극단적인 목소리까지 표출됐으며 목최고위원은 『수치를 느낀다』며 탈당을 선언하는등 격앙된 분위기.
이대표는 특히 군장성출신 6명의 영입문제 등에 관해 김대표측이 사전협의도 없이 발표한데 대해 섭섭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데 『조윤형·김종완 의원을 탈락시키자는 김대표의 요구를 들어줄 경우 아예 선거를 포기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며 극구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부영 최고위원의 민련도 『이번 공천으로 당수뇌부의 개혁의지가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반발하고 있고 신민계의 외곽조직 연청도 31일 모임을 갖고 『10여명의 연청출신 신청자 가운데 공천확정자가 1명도 없다』며 당수뇌부에 강경항의키로 결정.
더구나 조강특위 심사과정을 둘러싸고 『김원기 사무총장이 김대표 이후를 노리고 신민계를 위해 총대를 메지 않았다』『민주계의 김정길·이철·노무현·유인태등 4인방에 신민계가 밀렸다』 『신민계의 이길재 의원이 이들 4인방에 동조했다』『민주계 4인방이 이대표에게 반기를 들어 이대표 측근들을 밀어냈다』는등 온갖 소문이 난무,계파 내부분열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아무튼 공천심사 과정에서 두대표 측근들과 차세대 지도자를 꿈꾸는 인사들과의 갈등양상이 나타난 것은 틀림없어 앞으로 총선을 전후해 소계보간이합집산을 거치면서 세대교체의 바람도 만만찮게 일 것으로 보인다.<김두우·문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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