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리혜성이 사라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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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핼리혜성은 76년을 주기로 태양을 돌고 가는 혜성으로 지난 86년에 지구 가까이 접근, 우리에게도 낯익은 우주손님이다.
그러나 지난해 2월12일 태양에서 21억5천만km 떨어진 토성과 천왕성궤도에서 갑자기 평소의 3백 배나 되는 빛을 발했다가 현재 망원경으로 관측되지 않아 소멸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일고 있다.
칠레의 라시라에 있는 유럽천문대는 이때 혜성의 핵 주변에 가스·먼지입자가 구상으로 둘러싼 코마가 발생했다가 2개월 뒤 없어진 변이를 관측했다. 핼리의 핵은 먼지와 같은 입자를 다량으로 가진 얼음 덩어리로 길이 15km, 폭 8km의 찌그러진 감자모양을 하고 있으며 토성궤도에 있을 때의 온도는 섭씨 영하2백도. 이 온도에서는 코마 생성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핼리에 코마가 생기는 것은 태양계에 접근했을 때 뿐으로 태양열로 얼음이 증발, 가스가 되기 때문이며 이것이 분사돼 긴 꼬리모양을 이룬다. 핼리의 이같은 변이에 대해 학자들은▲휘발성물질의 증발 ▲핵분열 ▲소 천체와의 충돌 등으로 추측하고 있다. 증발 설은 태양계에 접근했을 때 열을 흡수, 따뜻해진 핵 내부의 일(이)산화탄소 얼음이 시간이 지난 뒤 한꺼번에 증발했다는 것.
핵 분열 설은 다른 혜성처럼 핼리도 핵분열이 일어나 갑자기 내부의 가스와 입자가 방출돼 코마가 생겼다는 설이다. <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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