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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논술] 2008학년도 논술 어떻게 준비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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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권 대학의 수시전형을 노리는 학생들은 학기 초부터 논술과 수능 공부를 병행하는 것이 유리하다. [중앙포토]

2008학년도 대입에서 논술은 상위권 대학일수록 결정적인 전형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인문계의 경우 수시 전형에서 논술을 20% 반영하며, 정시에서도 인문계와 자연계 모두 30%씩 반영한다. 고려대 등 서울의 주요 사립대들도 수시 전형에서 차지하는 논술 비중이 최소 50%에 이르며, 정시 일반 전형도 10%에 달한다. 수능 성적만으로 합격생을 선발하는 '수능 우선 선발제' 전형에서도 동점자가 나올 경우 논술이 당락의 열쇠가 될 가능성이 높다.

입시 전문가들은 학기 초부터 수능과 논술을 병행해 차근차근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논술은 단기에 실력을 키우기 어려운 데다, 준비가 부족하면 2학기에 집중해야 할 수능 학습 패턴마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고3 학생을 위해 학기 초부터 수능 전까지 논술에 효과적으로 대비하는 전략을 소개한다.

◆1학기엔 주제별로 교과서를 정리해라=2008학년도부터 본격 도입되는 대입 통합 교과 논술에선 교과서 내용이 주로 나온다. 따라서 학기 초부터 교과서의 '학습 활동' 코너 등에 실린 시사 내용을 정리해 두면 유익하다. 단원별 핵심 이론을 요약.정리해 두는 건 필수다.

전문가들은 1학기 동안 주중에는 수능 위주로 공부하되, 주말에 한 주 동안 공부한 내용을 정리할 겸 교과서를 보라고 조언한다.

교과서에 주요 이론만 간략하게 소개됐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사회 교과서는 우리 사회의 핵심 현안인 자유무역협정(FTA), 지적재산권, 의료계 파업, 새만금 간척사업 등을 쟁점으로 제시하며, 찬반 견해 등을 세세하게 실어 놓았다. 시사적인 안목도 함께 키울 수 있도록 했다는 말이다. 윤리.경제.정치 교과서뿐 아니라 과학 교과서에도 논술에 출제될 만한 '생각할 거리'와 '활동하기' 코너가 있다.

박정하 성균관대 교수는 "교과서에 실린 주관식 문제들은 대입 논술 문제와 상당히 유사한 수준"이라며 "평소 교과서에 나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각하고 자료를 찾아 써보면 논술이 한결 쉬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름방학부터 1주에 1편씩 써라=수험생들은 여름방학을 수능 공부에만 전념하는 기간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연세대와 고려대 등 논술을 50% 이상 반영하는 주요 대학의 수시 전형에 지원할 생각이라면 여름방학 동안 전문가에게 첨삭을 받는 등 본격적으로 논술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성민기 초암논술아카데미 원장은 "올해부터는 논술 유형이 새로워지기 때문에 여름방학부터 준비하는 게 유리하며, 200~800자의 글을 8~9편 정도 쓰는 훈련을 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글의 분량이 줄고 난이도도 낮아졌지만 학생들이 준비하기에는 더 어려워졌을 것"이라며 "논제의 요구 사항이 분명해져 학생 글에서 단점도 명확하게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김용근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수험생들이 견해를 밝히는 논제보다는 제시문을 300~500자로 요약하라는 문제를 더 어려워 한다. 짧은 글일수록 철저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여름방학 전까지 지망 대학과 학과를 선정하고 논술 유형을 파악해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실전처럼 논술문을 써보라"고 권했다.

◆수능까지는 짧은 글 쓰기를 반복하라=수시 2학기 전형은 수능 직전이나 직후에 치러지므로 2학기에는 논술을 뒷전으로 미루기 쉽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하루에 200자씩 한 문항이라도 꾸준히 써볼 것을 권했다.

유성룡 이투스 평가실장은 "수능 우선 선발제와 비교 내신제 도입으로 재수생보다 재학생이 정시에서 불리해진 건 사실"이라며 "지원 자격을 고3 재학생으로 제한하는 일부 대학의 수시를 노리려면 수능 직전이라도 논술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충고했다. 수능에 자신이 있더라도 논술을 아예 무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얘기다.

성민기 원장은 "9월 이후 수능이 코앞에 닥친 상황에서 논술을 준비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수시 준비생은 언어영역의 비문학 제시문을 요약해 보거나, 여름방학 때부터 써둔 자기 글을 반복해 읽고 고쳐 쓰기 공부를 꾸준히 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신문과 잡지를 적극 활용하라=김용근 평가이사는 "2008학년도 통합 교과 논술은 창의력 점수가 높으므로 배경지식이 필요 없다고 판단하기 쉽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며 "제시문 자체에 정보가 많이 들어있지 않으므로 신문이나 잡지를 읽어 배경지식을 길러두는 게 좋다"고 밝혔다.

권영갑 문산여고 교사(국어)는 "신문은 논술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예화들의 보고이므로 다양한 논조의 신문을 칼럼 중심으로 꾸준히 읽으면 논술문의 내용을 풍성하게 작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사는 또 논술 노트에 재미있는 칼럼을 스크랩하고 자신의 견해를 간략하게 적은 뒤 다른 학생들과 돌려보면 언어영역 등 수능 준비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김경범 서울대 연구교수는 "논술은 똑같은 답이 많이 나올수록 감점의 대상이 된다"며 "예시 답안 위주로 공부하기보다는 신문이나 잡지 등을 보며 나만의 답안을 찾는 훈련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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