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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몸살 막판탈락에 탈당사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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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여야의 공천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심사위를 둘러싸고 막판 뒤집기와 마지막 공세로 혼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탈락자의 탈당이 시작되는 공천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 야당은 현역탈락자에 대해서는 이미 통보해 탈당사태가 속출할 것으로 보여 밀실속의 여당공천도 그 결과에 따라 탈당등 반발 소용돌이가 예상되고 있다.
◎민자당/전화 폐쇄에 컴퓨터까지 동원 본격 합숙심사/민정­공화계 경합자 교통정리 난항
○…28일 서울 올림피아호텔에서 이틀째 작업에 들어간 민자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전날 2백37개 선거구중 무경합지역에 대한 「합의완료」를 끌어낸데 이어 문제의 40여개 쟁점선거구에 대한 제1독회에 착수.
15명 위원들은 이날 온전좌석식으로 3층 특실에 마련된 전체회의장에 앉아 본격적인 계파줄다리기에 돌입. 긴테이블 위엔 4×6배판 2배크기에 2백여페이지 두께의 공천신청자 자료집이 위원들 앞에 놓여있었고 회의장 구석엔 또 다른 자료더미가 쌓여있었으며 실무작업실엔 컴퓨터까지 설치했다.
위원들은 이날까지 3층 이외의 출입을 일채 삼간데다 기존 옥내외 전화까지 폐쇄해 거물인사들의 서울 영입교섭은 다른선을 통해 진행되고 있는듯.
27일의 첫날 심사는 별다른 이견없이 진행된 탓인지 저녁식사 후엔 계파의원끼리 구수회의를 가졌으며 일부는 TV로 한일전 축구시청을 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이날 밤 급히 주문된 돋보기 안경이 심사위원 방으로 올라갔다.
○…15인 공천심사위는 합숙 이틀째인 28일 사전조정을 못한 40여개 지역을 중심으로 정밀심사에 착수했다.
현재 민정­민주계 경합지역은 25개,민정­공화계 대결지역 7∼8개로 공천심사위는 노대통령과 세최고위원들의 의중을 확인,이를 반영해 가급적 2배수 추천지역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각계파별로 공천관철 인사를 A·B·C 등급으로 나눠 선별적으로 「카드」를 내놓고 있어 난항과 산고를 거듭할 전망이다.
○…공천심사위는 서울의 중량급 영입실적이 부진하다는 보고를 받고 고민하고 있다.
서울의 투표성향이 「인물위주」로 나타날 것으로 판단,조순 부총리등 장·차관급등 고위공직 출신을 ▲중·상류층 지역엔 경제통 ▲호남세 강세지역엔 호남인사를 각각 선별적으로 투입키로 작정했으나 대상자들이 고사해 난항을 겪고있다.
광역선거 참패지역인 성동을에는 고건 전서울시장·이대순 전체신장관등 호남인사와 한양대 모중진교수를 상대로 영입교섭을 벌였으나 실패했다.
중구에는 이북 출신 장예준 전상공장관영입 아이디어도 나오고 현김진현 과거처장관의 출진도 검토했으나 미지수다.
심지어 구미에 경합중인 박세직 전서울시장을 송파을에 투입하자는 얘기도 나왔으나 올림픽아파트 지역이 송파갑으로 변경돼 뜻대로 안되는 상태라는 것. 지역구획 변경으로 송파을이 상대적으로 호남 고향 유권자의 점유율이 높아지자 김찬진 변호사(광주 출신) 또는 이대순 전장관(고흥)의 공천을 검토하고 있다.
강경식 전재무장관으로 내정했던 강남을은 과천­의왕을 신청한 김만제 전부총리를 이곳에 공천하고 강전장관을 서대문을로 옮기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다시 강전장관 쪽으로 굳는 분위기다.
전직 서울시장 출신중에는 김용래씨가 뛰겠다고 적극적인 의사를 보이고 있으며 당에선 면밀히 지역구를 선정중이다.
영등포갑의 경우 초반 김명섭 전의원이 우세한듯 했으나 그가 영등포을 재선거 판결로 의원직을 잃은 것이 지적돼 이득복 당 노동분과위원장이 추격중이다.
○…민정­민주계 충돌지역은 일부지역을 빼고 대충 조정돼가는 상태이나 민정­공화계 경합지역이 상대적으로 교통정리 속도가 더딘편이다.
이는 김종필 최고위원이 『고집스럽게 신의를 지키겠다』고 의리론을 내세우는데다 근본적으로 민정계의 지역형세 판단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천안시의 경우 초반 성무용 구민정위원장이 앞서는듯 했으나 공화계 정일영 현의원 쪽으로 다시 기울고 있으며 우종림씨·이용호 전의원의 공세에 흔들리던 최무룡 의원(공화계)도 중심을 잡고있는 것은 공화계의 반격이 주효한 케이스다.
심사위원인 김용환 의원은 『특별한 하자가 없는한 사람을 키워야 한다』고 했는데,공화계는 서울 영등포갑(연제원) 예산(박병선) 경산­청도(이재연) 이외에는 포기할 수 없다는 의사를 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위원들이 한결같이 강조하는 것이 「3당통합 정신」인데 민주계 아성인 부산에 유흥수 전의원이 한자리를 꿰찰지,그리고 민주계 유성환 전의원이 대구 한곳을 접수할지도 관심거리다.
유전의원은 남갑(현 허재홍)을 계속 밀고 있으나 김영삼 대표가 아직 의중을 토로하지 않고 있는 상태이며 유전의원의 경우 대구지역 여러군데가 흔들릴 소지가 있어 경합자인 김한규 의원(달서갑)은 물론 강재섭 의원(전국구)이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박보균기자>
◎민주당/“반DJ 무소속 연합전선 준비”탈락 호남 현역/불복 집단농성 등으로 후유증 확산
민주당이 현역 탈락대상 의원들의 탈당움직임과 집단반발로 벌써부터 공천후유증에 휩싸여 진통을 겪고있다.
탈락대상에 오른 이찬구 의원이 28일 탈당했고 손주항·김득수 의원은 29일 탈당할 움직임이며 일부 공천탈락자들의 지지자들이 당사에 몰려와 항의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민주당의 신민계는 조직강화 특위의 3차 합숙심사를 앞두고 일요일인 26일 오후 서울 목동 김대중 대표의 친척집에서 김대표 주재로 김원기 사무총장과 조승형 비서실장,권노갑 의원등 측근들이 모여 현역탈락자와 공천자에 대한 내부 조정작업을 갖고 이들을 최종 교통정리 했다.
이 회의를 전후해 지난주 초부터 조실장이 중심이 돼 공천 탈락예상자나 지역 조정 당사자들에게는 이 사실을 이미 사전통보 했다.
일부 현역의원을 비롯한 탈락대상자들은 이에 불복,27일 당사에 나와 탈당과 무소속출마 으름장을 놓으며 강력 반발하는가 하면 지지자들을 동원,항의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일부 반발의원들은 『새로운 공천자가 수억원의 헌금을 냈다』『물갈이가 아니라 돈갈이』라는 주장을 펴 공식공천자가 발표되기 전부터 몸살을 앓고있다.
탈락대상으로 오른 정웅 의원은 27일 오전 자기지역구 출신 시·구의원 17명을 대동하고 김대중 대표를 방문,『13대총선 3관왕인 나를 이렇게 할 수 있느냐』고 강력항의.
역시 탈락대상인 김득수 의원(전북 익산)도 이날 김대표를 방문,『28일 중으로 탈당하겠다』고 선언.
김의원은 물갈이 대상에 오른 손주항·이상옥 의원 등과 함께 전북 무소속 연합으로 반DJ 전선을 형성하겠다고 반발.
○…민주당은 이번 총선의 승패가 걸린 서울등 수도권과 호남지역의 영입작업을 거의 마무리짓고 상대적 취약지인 대구·경남지역의 영입에 노력중인데 28일 현재 25명 정도가 확정상태다.
지금까지 거명되지 않던 새로운 인사로는 해군본부 군수참모부장 출신의 예비역 해군소장 황의성씨(60)로 전남의 분구지역인 구례­곡성으로의 영입이 내정단계로 알려졌다.
또 나주에는 단국대 사회과학 대학원장인 김수영씨의 영입이 마무리 단계이나 민주계에서 이 지역에 밀고있는 김장곤씨와 부딪쳐 있다.
탈락설이 끊임없이 나돌고 있는 전주 덕진의 오탄 의원 지역구에도 오의원의 대체인물로 육군단장(육사14기) 출신의 나병선 방산진흥회 부회장이 영입되어 28일 입당했다.
물갈이가 확실시 되고 있는 이상옥 의원의 무주­진안­장수에는 하경철 변호사를 영입키로 하고 입당원서까지 받았고 제주시에는 양승부 변호사가 내정상태다.
민주당이 통합야당의 교두보 마련을 위해 힘을 쏟고있는 대구·영남지역은 상대적으로 당선가능성이 낮은 까닭에 영입작업이 부진한 편이어서 28일 현재까지 송철호 변호사(울산중)와 현대중공업 전노조위원장 권용목씨의 부친인 권처흥씨(울산동)등 2명만 확정.
한미연합사 작전처장 출신의 정영주 예비역소장도 28일 입당.
부산에서는 부산대 교수인 이대우·김기우씨 등이 지역구 조정문제로 유동상태이고 대구에서도 여동영 변호사(수성을)도 결심을 미룬상태다.
이미 영입이 확정된 강창성 보안사령관·김윤호 전합참의장·오호근 전한국종합금융사장·박상증 미 NCC회장은 전국구 후보로 내정됐다.
○…지금까지 지역구 출마를 고사해온 박영숙 최고위원이 당지도부의 집요한 설득끝에 인천 북갑 출마를 결심.
김대표로부터 전남 구례­곡성 공천을 확약받기까지 했던 김경재 특보는 최근 황수성씨의 영입으로 성남 이전을 권유받자 「탈당불사」를 외치며 버티고 있다.
2차 합숙심사 결과 추가 조직책 확정지역은 서울의 ▲도봉갑 유인태 ▲도봉병 조순형 ▲강서을 최두환 ▲구로병 김병오 ▲강남을 홍사덕 ▲강동갑 이부영 ▲서초을 안동수씨.
이밖에 ▲인천 북갑 박영숙 ▲울산중 송철호 ▲울산남 서동우 ▲울산동 권처흥 ▲대구 병갑 백승홍 ▲창원을 성종대 ▲춘성­양구­인제 허경구씨.<정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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