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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서 정권탈환 기대/상반기 실시될 영국총선 전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경기침체로 집권 보수당 인기하락/유럽의 보수화 계속여부에 큰관심
올해 상반기중 총선을 실시해야 하는 영국에서 집권 보수당에 대한 지지가 제1야당인 노동당에 계속 뒤지고 있어 영국정치의 앞날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보수당은 지난 79년 마거릿 대처 전총리의 지도아래 집권한후 83년과 87년 총선에서 계속 승리,올해로 집권 14년째를 맞고 있으나,지난 90년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노동당에 비해 월별 국민지지도가 크게는 6%까지 뒤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보수당정부에 대한 지지도가 떨어진 요인으로는 무엇보다도 3년이상 계속되고 있는 경기침체와 실업증가등 경제정책 실패가 지적되고 있으며,주민세등 국민과반수 이상이 반대하는 정책의 무리한 추진과 유럽통합 문제와 관련한 당내분이 지적된다.
영국경제는 최근 3년간 10%내외의 실업률,1%내외의 저성장등 심각한 침체국면에 빠져 있다. 이는 보수당정부가 80년대후반부터 시작된 세계적인 경기침체에 대해 경제정책 최우선목표를 인플레억제에 두고 연 15%(90년)까지 달하는 고금리정책을 추진한 결과로 간주되고 있다.
고금리정책은 산업활동을 위축시켜 실업자를 양산하는 한편 인플레는 기대만큼 잡히지 않는 정책실패로 귀결됨으로써 보수당의 집권기반이 크게 약화된 것이다.
위기에 봉착한 보수당은 지난 90년 11월 대처총리를 온건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존 메이저 총리로 교체하고 위축된 산업활동을 진작시키기 위해 금리를 계속 인하하는 한편 주민세를 크게 완화시키는 등 조치를 취해왔다.
보수당의 이같은 노력은 영국이 참가한 다국적군의 걸프전 승리라는 행운과 겹쳐 지난해 한때 월별 국민지지도가 잠시 노동당을 앞지르는 등 차기 총선에서 승리의 희망을 가질 수도 있는 상황을 만들어내기도 했었다.
그러나 지난해 전체적으로 볼때 보수당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회복되고 있다고는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노동당은 지난 79년 이후 국민지지가 어느때보다 높아졌지만 노동당이 빠르면 오는 4월 실시될 것이라고 보도되고 있는 차기총선에서 승리하리라는 보장은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한 정당이 총선에서 승리를 보장받으려면 여론조사에서 정당에 대한 지지도가 두번째 정당보다 최소한 8% 이상 앞서야 한다는 것이 일반론이다.
그러나 지난해 실시된 여론조사 종합평가는 노동당이 가장 앞선 4·4분기 각정당에 대한 지지도가 노동당 43%,보수당 40%,자유당 13%,기타 4%로,노동당은 아직 승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지지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최근 여론조사는 특정한 정당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형성되는 요소중 정책이 42%,정당지도자의 인기가 32%,전통에 따른 심정적 선호도가 26%를 차지하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
정당지도자들에 대한 지지도는 지난해 12월 현재 메이저 총리가 만족스럽다는 의견 51% 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의견이 39%,닐 키녹 노동당 당수가 33% 대 55%,패디 애시다운 자유당 당수가 55% 대 33%로 나타나고 있다.
키녹 노동당 당수에 대한 지지가 존 메이저 총리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조사결과는 노동당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도가 그대로 총선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낳고 있는 것이다.
한편 총선에서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는 경제전망은 영국경제가 올해도 회복될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노동당은 14년만에 정권을 탈환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한껏 부풀리고 있다.
동유럽과 소련의 붕괴이후 유럽 각국에서는 진보적 색채의 정권들이 보수정권에 의해 대치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보수당과 노동당이 계속해 교대집권해온 영국의 정치상황은 세계 정치사에서 보수와 진보사이의 향도역할을 해왔다고 평가된다.
영국 차기 총선결과는 유럽의 보수화가 계속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한가지 근거를 제시할 것이다.<강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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