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의 여우」 셀레스-"올해 그랜드슬램 휩쓸겠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코트의 여우」 모니카 셀레스 (유고·18)가 92년 들어 한 시즌 그랜드슬램 대회 (4대 메이저 대회) 석권을 선언하고 나섰다.
지난해 윔블던을 제외한 그랜드슬램 대회 3개 대회를 제패했던 셀레스가 13일 호주 멜버른에서 개막된 올 시즌 첫 그랜드슬램 대회인 호주 오픈을 시작으로 대장정에 돌입한 것이다.
1백여년이 넘는 세계 테니스 대회 역사상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남녀 통틀어 모두 12명 (남 4, 여 8명). 그러나 한 시즌에 천하통일을 이룩한 진정한 그랜드슬래머는 지난 38년 도널드 버치 (미국·남), 53년 머린 코널리 (미국·여), 62·69년 두 차례의 로드 레이버(호주·남), 70년 빌리 진 킹 (호주·여), 88년 슈테피 그라프 (독일·여) 등 불과 5명.
하드코트 (호주 오픈·미국 오픈)와 잔디코트 (윔블던), 클레이코트 (프랑스 오픈) 등 각기 다른 재질의 코트에서 수많은 도전자들을 물리치고 세계 정상을 차지하는 것은 그만큼 어렵고도 힘든 일이다.
그러나 「살인적」이라고까지 불리는 양손 포·백핸드 스트로크와 재치 있는 경기 운영으로 지난 한해 16개 대회에 출전, 16번 모두 결승에 올라 10차례의 단식 우승을 따내며 2백45만7천7백58달러 (약 18억3천만원)를 챙긴 셀레스가 가위 전성기라고, 할만한 가공할 실력을 과시하고 있어 여자 선수로는 네번째 그랜드슬래머도 가능하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
91호주 오픈 결승에서 셀레스에 패해 준우승에 머무른 야나 노보트나 (체코·세계 7위), 세계 2위에 랭크돼 권토중래를 노리는 그라프 등이 셀레스의 총알스트로크를 이겨내고자 버티고 있는 반면 당사자인 셀레스는 최근의 가장 큰 고민이 새로 구입한 차의 색깔을 어떤 색으로 할 것인지였다고 여유를 보였다.
이번 대회는 지난해 서브 앤드 발리로 전형을 바꾼 가브리엘라 사바티니 (아르헨티나·세계 3위), 미국 여자 테니스의 샛별 제니퍼 캐프리어티 (16·세계 6위) 등 세계 랭킹 20걸 중 18명이 참가, 불꽃튀는 접전이 예상되지만 하드코트에 특히 강한 35세의 노장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 (미국·세계 4위)가 불참, 셀레스의 짐을 덜어주고 있기도 하다. <유상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