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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야놀자] 주식펀드의 아시아 편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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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해외 주식 펀드에 투자하는 기관투자가들은 지역별 투자 비중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자신들의 투자 성과를 평가하는 잣대인 글로벌 주가 지수가 편입 국가별 주식 시가총액의 가중평균 방식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1월 말 현재 투자 설명서상 특정 지역에 투자하도록 돼 있는 해외 주식 펀드의 지역별 비중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90%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외에 동유럽(5.4%).서유럽(3.2%).남미(1.6%).북미(0.1%) 등의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통계는 전 세계에 분산 투자하는 글로벌 주식, 이머징 마켓 주식, 해외 부동산 펀드 등을 제외한 것이지만 이들을 포함하더라도 아태 지역 비중은 60%에 달합니다. 대표적인 글로벌 주가 지수인 MSCI 글로벌 지수의 아태 지역 비중이 18%임을 감안할 때 지극히 높은 수준입니다.

해외 펀드는 국내 펀드의 대안 투자 수단입니다. 정교하게 투자해야 하는 기관투자가처럼 벤치마크 지수의 지역별 비중에 얽매이지 않더라도 최소한 국내 주가지수와 달리 움직이는 지역에 고르게 분산 투자하는 것이 투자의 핵심입니다.

과거 10년간 지역별 주식 펀드와 한국 주식 펀드 간의 수익률 상관성을 조사해 보면 아태 지역 펀드는 61%, 일본을 제외한 아태 지역 펀드는 75%나 흡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국내(한국) 주식 펀드에 절반 이상을 이미 투자하고 있는 한국인 입장에서는 다른 아태 지역 주식 펀드에 많이 투자할 이유가 별로 없다는 뜻입니다. 상관성이 낮은 지역 펀드는 서유럽(45%).동유럽(52%).인도(41%) 펀드 등입니다. 특히 글로벌 부동산 펀드와의 유사성은 14%로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때문인지 해외 부동산 펀드 투자 금액은 2월 중 2조4000억원이나 증가했습니다.

최근 해외 펀드 투자 시장은 지역별.자산별 분산이 진행 중입니다. 그러나 주식 펀드의 비중이 채권 펀드에 비해 과도하게 높다는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글로벌 이머징 마켓 채권 펀드는 과거 10년간 연평균 10%(총 157%)의 수익률을 기록한 데다 한국 주식 펀드와의 상관성도 36%에 불과합니다. 글로벌 부동산 펀드와 함께 좋은 분산 투자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최상길 제로인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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