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日영화 '춤추는 대수사선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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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2천만명 관람. 개봉 한달여 만에 흥행 수입 1백억엔 돌파. 8주간 흥행 1위. 도대체 어떤 영화기에?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이 대단한 기록의 소유자는 12일 개봉하는 모토히로 가즈유키 감독의 '춤추는 대수사선2-레인보 브리지를 봉쇄하라'다. '춤추는 대수사선2'는 속편은 1편보다 못하다는 이른바 '속편 징크스'마저 깨버렸다. 1998년 개봉한 1편은 7백만명이 들어 일본 흥행 순위 5위에 올랐다.

일본 흥행의 비결은 무엇보다 원작의 친근함에서 찾아야 할 듯싶다. '춤추는 대수사선'은 97년부터 후지 TV에서 방영된 형사 드라마다. TV 시리즈는 경시청과 도쿄의 한 경찰서를 회사의 '본점'과 '지점'으로 놓고 경찰 조직 내의 권력 다툼과 인간 관계 등을 그려나가는 색다른 시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여기에 다소 낡긴 했지만 인간 본연의 도덕심에 호소하는 가치가 생생하게 그려지는 점도 한 요인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진정한 리더십에 대한 고민, 시민에게 봉사해야 한다는 경찰로서의 책임감, 그리고 훈훈한 동료애 등 현대 사회에서 점점 희미해져가는 가치를 추구하는 등장 인물들이 우직스러우면서도 호소력 있다.

'링크 마케팅'도 흥행에 기여했다. 관객 수가 2천만명이 되는 데는 영화를 두세번 본 열혈 관객들이 있었다. 링크(link: 연결)란 영화 속에서 숨겨진 의미를 갖고 있는 물품이나 사람을 말한다. 가령 1편에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천국과 지옥'을 인용한 장면이 나오는데, 이것이 2편에서는 여형사 스미레(후카쓰 에리)가 들고 있는 '천국과 지옥'DVD 케이스로 연결되는 식이다. 2편에서는 1편과 TV 시리즈에 연결되는 약 2백개의 링크가 숨어 있고 이는 링크 찾기 붐으로 이어졌다.

영화의 중심 사건은 도쿄의 세계적인 관광지 오다이바에서 일어난 연쇄 살인이다. 용의자는 정리해고를 당한 회사원 다섯명으로 좁혀진다. 경시청에서 파견된 인력이 특별수사본부를 차리자 관할서의 형사들과 갈등이 시작된다.

아오시마(오다 유지)와 스미레, 유키노(미즈노 미키) 등 젊은 형사들은 물론 등산용 모자와 낡은 코트가 트레이드 마크인 노형사 와쿠(이카리아 쇼스케) 등 1편의 경시청 부총감 납치사건에서 활약했던 낯익은 얼굴들이 그대로 등장한다. 12세 이상 관람가.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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