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3불정책이 대학 경쟁력에 암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장 위원장은 "서울대가 세계 10위권 대학에 진입하려면 자율적으로 학생을 선발할 수 있어야 한다"며 "71명의 장기발전위 위원 모두가 3불정책이 모든 대학의 경쟁력 확보를 가로막는 암초 같은 존재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의 3불정책이 가하는 엄청난 규제 아래서 학생 선발과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비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자율적인 학생 선발은 대학이 수행할 원칙이지만 지난 50년간 15번이나 입시제도가 바뀔 정도로 원칙이 훼손돼 왔다"며 "학생 선발 규제야말로 고착화된, 변하지 않는 개혁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장기발전위는 보고서에서 3불정책의 문제점을 직접 기술하지 않았다. 다만 "대학의 자율이 완전히 보장되는 입시제도 추구를 위해 수월성과 다양성을 제고할 수 있는 학생 선발 체계를 개발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장기발전위는 3불정책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 학교 측에 바람직한 입시제도를 만들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보고서에는 또 ▶세 번 이상 승진심사에서 탈락할 경우 교수직에서 퇴출하는'3진아웃제' 도입 ▶현행 호봉제를 업적 평가에 따라 보수 체계를 차등화해 사실상 연봉제로 바꾸는 방안 ▶영어와 제2 외국어의 필수 교육 등이 제시됐다. 서울대 본부는 공청회를 열어 교내 의견을 수렴한 뒤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만들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3불정책에 변화는 없다. 기존의 정책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게 교육부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권근영 기자

◆ 3불(不)정책=대학 입시에서 본고사.기여입학제.고교등급제를 금지하는 교육인적자원부의 정책. 본고사 금지는 과도한 학습부담과 사교육의 폐해를 줄이겠다는 취지에서 나왔다. 기여입학제는 사회 계층 간 갈등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금지하고 있다. 고교등급제는 졸업생의 입시 결과 등을 토대로 고교 간 수준차에 따라 등급을 매기는 것으로 학교 서열화를 초래한다는 게 금지 이유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